현대자동차의 레저용 차량(RV) 판매가 처음으로 승용(세단) 모델을 넘어섰다.

6일 현대차에 따르면 9월 한달간 판매실적을 보면 국내에서 RV 내수 판매는 모두 1만9454대다. 이 기간 세단 판매량 1만7949대)보다 많았다. RV는 SUV와 밴형 차량(CDV, Car Derived Vans), 왜건 등을 포괄하는 차종이다.

이는 제네시스 브랜드를 제외한 집계이며 월간 기준으로 RV 판매량이 세단을 넘어선 것은 창사 이후 처음이다.

현대차는 지금까지 그랜저와 쏘나타, 아반떼 등 세단 모델이 대표적인 ‘베스트셀링 카’의 자리를 지켜왔다. 연간 판매 기준으로 세단과 RV 모델의 비중은 ‘7대 3’ 구도를 형성해 왔다. SUV 라인업에 변화가 생기며 점유율 차이가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대형 SUV 팰리세이드와 엔트리급 SUV 베뉴 등의 가세로 9월까지 세단과 RV 비중은 ‘53대 47’을 기록했다.

1~9월 누적 판매량을 보면 세단은 모두 20만179대로 작년 동기대비 3.1% 감소했지만, RV는 17만5853대로 20.9% 증가했다.

올해 RV 라인업에 추가된 팰리세이드는 지난달까지 모두 3만9707대가 팔렸고, 베뉴도 판매 3개월 만에 9144대 판매를 기록하며 시장에 안착했다. 팰리세이드는 아직도 국내 출고 대기 물량이 3만5000대 수준으로 인기가 계속되고 있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노사합의를 통해 기존 생산공장인 울산 4공장 외에 2공장에서도 생산을 개시하는 등 물량을 늘리고 있다. 이 외에 밴, 왜건으로 출시된 신형 스타렉스도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반면, 상반기까지 내수 판매 1위를 유지했던 그랜저의 9월 판매는 4814대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해 35.9% 급감했다. 쏘나타는 7156대, 아반떼는 4900대를 보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세단 모델을 선호하던 국내 시장도 RV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다만, 신형 쏘나타의 판매도 호조를 보이고 다음 달 출시하는 그랜저 페이스리프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어 세단 판매가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