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현대차 노조 “생산성 만회” 촉구…노사상생으로 접어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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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현대차 노조 “생산성 만회” 촉구…노사상생으로 접어드나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0.02.12 2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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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조가 달라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 사태로 생산가동이 중단되자 파업과 투쟁 일변도로 걷던 현대차 노조가 노사상생을 외치는 소식지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조합원들의 의식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올 1월 ‘뻥 파업을 지양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던 실리노조가 당선되면서 노조가 달라질 것이란 기대가 없진 않았으나 이렇게까지 적극적으로 노사상생에 나설 것이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이 같은 노조의 변화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면 이번 신종코로나 사태 뿐 아니라 판매 저조와 자동차 패러다임변화라는 위기에 직면한 현대차를 구해내는 밑거름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노조는 지난 4일 소식지에서는 생산가동이 중단된데 대해 “해외공장 생산 제일주의가 빚은 참극”이라면서 “사측 경영진이 천재지변에 대비, 부품 수급망에 대한 다양한 옵션을 준비하지 못했다”고 먼저 사측에 책임을 묻기는 했으나 “사측이 위기 대응 능력을 보여준다면 노동조합은 품질력을 바탕으로 한 생산성 만회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면서 그동안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내비쳤다. 이어 12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노사 생존 의지를 꺾을 순 없다’는 제목의 소식지를 통해 “고객이 없으면 노조도 회사도 존재할 수 없다”고 했다. 이는 그동안 사측과 지역사회가 현대차 노조를 향해 끊임없이 요구해온 말이다. 게다가 “집행부는 소통과 공감을 가치로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고자 거침없이 달려가고 있다”고 지속적인 변화 의지를 나타내면서 오히려 “사측만 변화 의지에 공감해 준다면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현대차가 될 것”이라면서 사측에 변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현대차 노조의 이 같은 행보는 매우 이례적이다. 불과 2개월 전인 지난해 12월에만 해도 회사가 근무시간 중에 와이파이 사용을 제한하자 특근거부를 결정했다가 철회하기도 했다. 실리노조가 당선되면서 노조가 달라질 것이란 기대가 없진 않았으나 이렇게까지 전향적으로 노사상생의 입장을 취한 것은 놀랍기 그지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생산중단에 들어갔던 현대자동차는 휴업 8일 만인 지난 11일부터 재가동에 들어갔다. 오는 17일까지 순차적으로 국내 모든 공장을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는 있으나 중국 부품공장의 생산재개가 미미한 수준이어서 장담하기는 어렵다. 예상 밖의 위기에 직면한 현대차가 노사상생을 통해 이번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일이다. 더 나아가 노조가 세계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노사문제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일구어내는 주체로서 나설 수 있을 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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