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문화관광재단(이하 재단)은 지난 2020년부터 풍류와 문학의 공간인 ‘태화루’에서 지역 예술단체의 공연과 전시를 지원하는 ‘태화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도 공모를 통해 ‘태화루 마당 기획공연’ ‘태화루 누각 상설공연’ 등 공연 지원사업과 ‘태화루 열린 갤러리 전시’ 지원사업을 한다. 공연 분야는 지난달 공모 이후 2개 단체를 선정·지원하는 기획공연에 6개팀, 12개 단체를 지원하는 상설공연에는 27개팀이 접수해 심의를 거쳐 선정 절차를 모두 마쳤다.
반면 태화루 하부 경사 진입로 구간에 조성된 전시 공간 ‘열린 갤러리’에서 시각예술 분야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지원 사업은 당초 8개 단체를 선정해 지원하기로 했지만, 접수가 미달돼 재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열린 갤러리 전시 지원사업은 재단이 태화루 프로그램을 시작한 지난 2020년 이후 미달 사태가 지속되고 있다. 2021년과 2022년 모두 당초 12차례 공모를 통해 전시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지역 예술인들의 참여가 저조해 재공고를 진행했음에도 공모를 통한 전시는 8차례 진행하는 데 그쳤다. 재단은 나머지 4회차 전시는 전시 이력이 있는 단체를 대상으로 자체 기획전을 진행했다.
열린 갤러리는 야외에 마련된 전시 공간이다 보니 온·습도 조절이 쉽지 않아 원화 전시는 엄두조차 내기 어렵고, 디지털 프린트로 출력한 작품도 전시 도중 손상되기도 해 예술인들이 전시를 꺼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울산지역 한 예술인은 “태화루 열린갤러리는 태화루로 올라가는 보행로에 마련돼 전시 접근성이 좋다는 장점도 있지만, 야외다 보니 작품을 전시할 때 도난이나 파손·손상에 대한 걱정이 늘 상존한다. 전시 준비와 진행 과정에서 재단과 이런 부분에 대한 소통에 아쉬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재단은 올해 1차 공모에 신청을 한 5개 단체를 우선 선정하고, 2차 공모를 통해 나머지 3개 단체를 선정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선정 절차가 마무리되기 전에는 전체 전시 일정을 확정할 수 없는 데다 재공모로 전시 운영기간 자체가 한달가량 늦어져 앞서 선정된 5개 단체의 전시에도 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울산문화관광재단 관계자는 “태화루 열린갤러리 사업은 전시 지원보다는 공간을 활성화하는데 목적이 있다. 장소가 외부다 보니 예술인들의 지원이 저조하고 생활 동호회 위주로 참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참여 예술단체와 조율을 거쳐 전시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재단은 오는 7월3일까지 최근 2년 내 1회 이상 전시 개최 실적이 있는 지역 작가·단체나 생활문화동호회를 대상으로 태화루 열린 갤러리 전시 참여 신청을 받고 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