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들에게 단편영화 제작은 쉽지 않았다. UCFF 개막을 앞두고 울산초 5학년 학생 210여명은 지난 6월부터 한 달 반 동안 영화 전문가인 예술 강사와 함께 영화 제작 프로젝트 수업에 구슬땀을 쏟았다. 학급별로 6~7명씩 4개 모둠을 나눠 최현배, 박제상, 박상진, 서덕출 등 소개하고 싶은 ‘울산의 인물’을 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탐구하고 이들을 업적과 이야기를 찾아 나섰다. 영화 제작을 위해 스토리보드 작성, 시나리오 쓰기, 장소 섭외, 촬영, 편집 등 영화 제작 전 과정도 동시에 진행해야 했다.
한 달 남짓한 시간이 흘러 고생 끝에 작품이 완성된 이후에는 학급별로 작은 상영회를 먼저 열었다. 고사리손으로 편집한 작품을 함께 보면서 어린이의 시선으로 평가를 하고 학급을 대표할 출품작 1편씩을 가려 UCFF 무대에 올렸다.
지난 24일 열린 UCFF에는 총 8편이 출품됐다. 학생들은 작품을 통해 재치와 끼를 마음껏 뽐냈다. 인물의 과거 생존 시대와 현재를 오가는 독특한 구성으로 편집을 하기도 했고, 기발한 상상을 더한 연출을 선보이기도 했다. 외솔 최현배 선생 작품에서 어학당 장면은 학교 도서관을, 감옥 장면은 교실앞 복도 난간과 옥상 철제 구조물을 활용하는 등 장소와 소품 활용에 기발한 아이디어를 발휘했다. 특히 촬영에 필요한 의상은 부직포로 한땀한땀 직접 만들었다.
총 8편의 출품작은 작품 제작에 참여한 학생들이 모두 무대에 올라 차례로 제작 과정과 영화에 담고자 한 이야기를 발표했다. 영화 상영이 끝난 후에는 ‘어린이’ 관객이 8편의 출품작을 연기·구성·촬영·편집·소품과 배경 등 5개 항목으로 나눠 평가했다. 관람 소감을 들어보는 시간도 마련됐다.
영화제에서는 5학년4반 ‘노랑해바라기’ 팀이 외솔 최현배 선생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마법연필’로 대상을 받았다. 또 ‘조선어학회’ 팀의 ‘외솔 최현배’가 극본상, ‘리틀 봉준호’ 팀의 ‘두발’과 ‘1모둠’의 ‘잠든 역사’가 우수 연기상을 받았다. ‘KJM’팀의 ‘봄편지’는 편집상을 ‘이니언즈’의 ‘최현배의 업적’은 인기상을 수상했다. ‘공주와 왕자’ 팀의 ‘위대한 최현배’는 팀워크상을 받았다. 학생들이 제작한 모든 작품은 유튜브로 소개할 예정이다.
영화제에 참여한 한 학생은 “친구들과 함께 힘을 합쳐 영화를 만들면서 울산의 인물에 대한 지식도 쌓고, 평소 가깝게 지내지 않았던 친구에 대해서도 알게 되는 등 많은 것들을 얻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