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여권 원로격인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과 박맹우 전 울산시장이 최근 ‘화해 회동’을 갖고 지역발전과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한 협력을 다짐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울산 중구에서 내리 5선 국회의원에 이어 국회부의장을 지낸 정 전 부의장과, 내리 3선 울산시장에 이어 2선 국회의원을 지낸 박 전 시장은 사실상 은퇴후에도 여전히 울산에서 활동하고 있다.
더구나 지역출신 전직 국회의원과 장관을 지낸 유력 인사 가운데 대부분 울산을 떠나 서울 등 재경에서 생활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들 두 원로는 여전히 고향 울산에서 활동 중 ‘화해무드’는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정치·행정적 20여년 ‘애증관계’

정 전 부의장은 1990년대초반 4대 경남도의원 당시 지방정치에 입문했다. 이어 2002년 12월 고 김태호의원 지역구에서 재보선을 통해 16대국회에 입성하게 된다. 이때부터 20대 국회의원 임기 2020년 5월까지 활동했다.
박 전 시장은 행정고시 25회 출신으로 경상남도 기획담당관에 이어 기획관리실장, 동구 부구청장 등 승승장구한 뒤 2002년 제3대 민선 울산시장에 등극하게 된다. 이후 내리 3선을 기록했다. 정치 행정상황을 볼때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만큼 자존심 대결도 만만치 않은 현실은 당연지사.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 선거를 앞두곤 협력과 견제가 엇갈리기도 하면서 상황에 따라선 날선기류도 없지 않았다. 때문에 양측을 둘러싼 헤게모니에 얽히면서 지지자들도 양분되는 날카로운 상황으로 전개된 적 도 한두번이 아니다.
양측이 결정적으로 대립각이 세워진 때는 박 전 시장의 3선시장 도전 길목이었다. 정 전부의장이 서울 여의도에서 지역언론 국회출입기자 간담회에 강원도에서 내리3선 도지사 김진선 지사를 에둘러 비판하면서 박 전 시장의 3선도전에 부당성을 언급했다.

이에 언론에 비중기사로 보도 되면서 감정이 격화됐다고 양측이 전했다. 이때부터 정치적 주도권 경쟁으로 확전되다시피 했다. 우여곡절끝에 3선에 성공한 박 전 시장은 중도에 남구을 재보선을 통해 19대 국회에 등원했고, 정 전 의원은 19대국회 후반기 국회 부의장에 등극하게 된다.
앞서 MB(이명박)정부에 이어 정권 교체당시엔 공히 박근혜 후보의 절대적 지지로 분류됐지만, 여권부에서도 경쟁관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양측이 정점에서 간극을 더 벌리게 된 계기는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서 중구에서 6선과 남구을에서 3선고지에 각각 실패하면서다. 이후 각자도생으로 전환된 양측은 지난해 6월 시장선거 공천티켓 경쟁에서 둘다 실패했다.
비록 다자구도 경선이었지만 내재된 앙금은 계속됐다. 그로부터 지난 1년동안 절치부심 서로 ‘유구무언’의 시간이 지난 것이다.
◇극적 화해·상생무드 전환
정 전 부의장과 박 전 시장은 이달 중순께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오찬을 함께했다. 두차례 걸쳐 허심탄회했다는 후문이다. 물론 두 원로격인 이들을 둘러싼 양측 측근 멤버들이 화해를 주선했다. 하지만 정 전 부의장과 박 전 시장의 인간적인 이면에선 영원한 대척점의 관계를 유지해선 안된다는 심적 부담 해소 필요성도 한 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회동을 통한 공통분모는 역시 지역발전과 함께 현재까지도 국민의힘 당적을 보유하고 있는 현실에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의기투합한 것이다.
정 전 부의장은 “박 전시장은 모든 면에서 휼륭한 분으로 지역과 국가발전에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박 전 시장 역시 “정 전 부의장께선 인간적으로나 모든면에서 휼륭한 분으로 앞으로 지역과 국가발전에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측의 극적 화해무드를 계기로 지역정치 행정계에서도 순풍을 기대하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