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기울어진 운동장’에 선 원외 도전자]선거핵심인 조직 열세속 후원금도 현역보다 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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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 ‘기울어진 운동장’에 선 원외 도전자]선거핵심인 조직 열세속 후원금도 현역보다 불리
  • 김두수 기자
  • 승인 2023.08.02 0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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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구 관내 200~300여명의 조직을 확보하고 있다. 조직관리 자금을 지원해 주면 당선이 가능하도록 돕겠다.”

4년마다 돌아오는 국회의원 선거에 앞서 원외 도전자들에게 은밀히 다가오는 이러한 선거 브로커들이 물밑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원외 도전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대놓고 안된다고 뿌리칠 수도, ‘덥석 물고’ 도와달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자칫 감정을 자극하게 될 경우 네거티브 공세에 시달려 여론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신중할 수밖에 없는게 현실이다. 선거에서 조직관리는 돈과 연결된다. 현역 의원들은 공당의 책임당원을 비롯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유리한 여론을 조성할 수 있는 조건을 갖고 있다. 반면 원외 도전자들은 이미 기울어 진 운동장에서 초반부터 열세를 면치못한다. 여기다 선거후원금 또한 현역 의원 중심이다. 원외 도전자들은 총선 120일 전 예비후보 등록 때부터 해당 지역구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는 후원회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하지만 공개적으로 후원금을 기부하는 유권자들은 사실상 ‘가뭄에 콩 나는’것처럼 적은 게 현실이다.



◇조직관리 브로커들의 은밀한 유혹

선거조직 관리 유혹은 공당의 당원들을 관리하는 현역 의원에겐 거의 없다. 대부분 공조직에 한계를 절감하는 원외 도전자들에게 손을 뻗는다. 지난 연말부터 관내에서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원외주자 A씨는 “연구소 개소를 하려다 일단 접었다”면서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조직관리는 곧바로 돈과 관련되는데, 주변에서 도와주겠다고 접근해 온 면면들은 대부분 순수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관내 직능 단위 200~300명 수준의 인적 리스트를 내보이며 조직 관리능력을 과시하는 것 자체가 은밀한 자금과 직접 연결된다”면서 심적 부담감을 드러냈다.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 도전했다실패한 원외주자 B씨도 비숫한 경험담 털어놨다. 당의 지원 없이 사실상 ‘나홀로’ 뛰고 있는 그는 “초반엔 각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도움의 손길을 주겠다고 나서 매우 감사한 마음이었다”면서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직관리에 필요한 자금을 은근히 기대하는 모습을 보여 거리를 둘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현행선거법이 ‘돈’은 묶어두고 ‘입’은 열어놓게 하고 있는 현실에서 선관위 또는 사정당국에 걸리면 ‘끝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직관리 브로커들의 은밀한 유혹을 정면으로 무시하고 떨쳐내기란 쉽지 않다. 여야 정당에서 요구하는 ‘책임당원’확보 때문이다. 특히 국민의힘의 경우 책임당원 모집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후보 공천과 관련해 당선 가능성과 도덕성 등 기초심사에 합격한 예비후보의 경우 경선에서 책임당원의 영향력은 사실상 50% 수준이다. 나머지 50%는 일반시민과 여론이다. 때문에 원외 주자들에겐 조직관리 브로커들은 떨쳐낼 수도, 안고 갈 수도 없는 ‘필요악’이다.



◇선거후원금 모금의 한계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내년 4월 총선 관련 현역 의원은 1억5000만원 한도에서 상시적 모금을 할 수 있는 데다, 선거해인 내년엔 최고 3억원까지 후원금 모금이 가능하다.

원외 도전자의 경우엔 예비후보 등록시점인 오는 12월2일부터 가능하다. 반드시 선관위에 예비후보등록을 한 뒤 절차를 밟아야 한다.

하지만 원외 도전자들의 후원금 모금액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게 현실이다.

1인 10만원 수준의 ‘개미후원자’를 제외하고 상대적으로 후원금액이 많은 기부자에 대해선 선관위에 공개하도록 돼 있다. 유력 인사들이 현역 의원을 의식해 소극적인 전례가 많은 이유도 이러한 환경과 무관치 않다.

서울 여의도의 한 정치전문가는 “선거에 뛰어든 예비주자들에게 후원금을 기부하는 것은 깨끗한 선거와 정치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면서 “현역 의원과 도전자들을 차별하지 않는 선진 시민의식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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