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예인 심자란 기개 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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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예인 심자란 기개 기린다
  • 전상헌 기자
  • 승인 2023.08.1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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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일 울산 동헌 뜰에서 열린 심자란 281주년 추모제.
예(藝)와 의(義)의 기녀 심자란을 추모하는 공연이 올해도 열린다.

이선숙 판소리연구소와 울산예인심자란선양회, 한국전통예술진흥회 울산지부는 함께 오는 19일 오후 4시 울산 중구문화의전당 함월홀에서 울산시의 후원으로 제2회 울산 예인 심자란 추모 공연을 마련한다.

심자란(沈紫鸞·1725~1742)은 문헌에 등장하는 울산 최초의 예인이다. 단아한 용모에 음악적 감각이 타고났다고 알려진 자란은 어려서 울산 부사 권상일(權相一)의 눈에 띄어 울산 병영교방에서 예기(藝技)를 익혔다. 이후 경상좌도 병영 우후 윤면일(尹勉一)의 총애를 받았으나, 애틋한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부조리한 신분제도와 권력의 횡포에 저항하다 18세의 나이로 이름 없이 사라졌다. 그녀의 자취는 부사 윤지태의 권유로 박민효의 <상체헌집>에 남아있다.

추모공연은 문헌에 나타나는 몇 줄의 용모를 바탕으로 울산의 10~30대 여성 100여명의 사진을 활용해 심자란의 얼굴을 만든 영정을 공개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어 거문고와 비파, 생황으로 들려주는 헌정곡과 살풀이, 씻김굿, 상여소리로 그녀의 넋을 위로한 후 관객들과 함께 ‘자란가’를 부르는 것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공연은 이선숙 판소리연구소 이선숙 대표가 예술감독, 정해광이 연출을 맡았고, 이선숙·신영희·남상일·이아진 등이 무대에 오른다.

공연과 함께 지난해 만든 ‘자란가’를 울산시민 500여명을 대상으로 지도하고 합창하는 모습과 울산초·울산여상·울산창포여성합창단·북구문화예술 아카데미 등과 함께 한 플래시몹 공연을 영상으로 제작한 것도 상영할 계획이다.

이선숙 명창은 “심자란은 신분제도의 부조리와 권력의 횡포 앞에 자신을 지키기 위해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용기 있는 예인이었다”며 “울산의 예인 심자란은 예술적 자료나 문화예술 관련 인물이 부족한 울산에서 문화나 역사적으로 기리며 예술 구심점 역할을 할 충분한 가치가 있는 인물이다. 나아가 전국적으로 다양한 콘텐츠가 지속해 개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선숙 판소리연구소는 울산 예인 심자란 추모 공연에 앞서 지난 6일 울산 동헌 뜰에서 281주년 추모제를 열었다. 입장료 무료.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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