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명 투입해도 해결 안된 조선 인력난
상태바
1만명 투입해도 해결 안된 조선 인력난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3.08.31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가 올해 상반기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조선업계에 내국인과 외국인을 합쳐 1만명이 넘는 인력을 공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산지역 조선업 현장은 여전히 일손부족 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분위기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법무부는 올해 상반기 국내 인력과 외국인 기능인력(E-7) 및 저숙련인력(E-9)을 합쳐 총 1만104명의 생산 인력을 국내 조선 산업에 투입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충원된 인력이 올해 연말까지 조선업계에서 부족할 것으로 예상한 인력 규모(1만4000여명)의 70% 이상에 해당한다고 설명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인력이 부족해 선박 제조 공정이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울산에 본사를 둔 현대미포조선의 한 관계자는 “납기 지연 비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게 조선사의 역량”이라면서 “상반기 현대미포조선은 일부 LPG선 탱크 인도 지연 등 공정 지연 여파로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인력 보강·기자재 확보·물류비 증가 등 공정 만회를 위한 비용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이런 탓에 중형 조선사들은 적극적인 수주에 나서기보다는 기존 일감 물량을 조절하는 등 내부 생산 일정 조율에 집중하고 있다. 납기일 내 선박을 인도하지 못할 경우 지연배상금이 부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올해 들어 외국인 저숙련인력(E-9)을 대상으로 조선업 전용 쿼터를 신설하는 등 쿼터제 완화에 나섰지만, 현장에서는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의견이다.

현장에서는 이미 쿼터제가 지켜지지 않고 있을 정도로 인력난이 심각하다. 또 외국인 인력을 고용하더라도 지금 당장 조선사에 필요한 숙련공이 거의 없다는 문제도 있다. 도장이나 용접과 같은 기술을 교육하는 과정을 거치고 나면 내국인과 마찬가지로 해당 인력이 다른 산업으로 유출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또 블록이나 부품 등을 생산하는 일부 기자재업체의 경우 조선업으로 분류되지 않아 전용 쿼터제 완화 효과를 보지 못하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이달부터 국내 조선사에 취업을 희망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연수형 E-7 비자’를 시범 운영할 계획을 밝혔다.

울산의 현대미포조선에서 ‘6개월 연수 뒤 채용’ 프로그램을 신설, 시범운영 후 이를 확대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연수형 E-7 비자’는 우수한 외국인이 먼저 연수 비자로 입국해 조선사 기술 교육원 등에서 이론과 현장 실습 교육, 한국어 교육 등을 6개월간 받고 최종 채용되면 기능인력 E-7 비자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지역의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정규직이나 직영 인력보다 협력업체 직원의 이탈이 더 심하다”면서 “독(dock)에서 생산 업무를 담당하는 현장직 인력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외국인 노동자로 대체하고 있지만, 단기 처방에 불과해 장기 인력 수급대책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도시철도 1호선, 정차역 총 15개 조성
  • ‘녹슬고 벗겨진’ 대왕암 출렁다리 이용객 가슴 철렁
  • 울산 동구 주민도 잘 모르는 이 비경…울산시민 모두가 즐기게 만든다
  • [창간35주년/울산, 또 한번 대한민국 산업부흥 이끈다]3년뒤 가동 年900억 생산효과…울산 미래먹거리 책임질 열쇠
  • 제2의 여수 밤바다 노렸는데…‘장생포차’ 흐지부지
  • [울산 핫플‘여기 어때’](5)태화강 국가정원 - 6천만송이 꽃·테마정원 갖춘 힐링명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