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만난 ‘이야기 할머니’ 박연주(63)씨는 매주 북·동구를 중심으로 아이들을 찾아간다. 이날 북구 염포동 보람유치원에서는 7세반 어린이들의 이야기 할머니 수업이 한창 진행됐다. 옹기종기 할머니 앞에 모여 앉은 아이들은 굉장한 집중력으로 이야기 할머니가 들려주는 ‘돌확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이야기 할머니 수업은 시작 노래로 하는 인사로 시작해 지난 이야기를 복습하고, 그날의 이야기 듣기, 생각 나누기 등으로 20분간 진행된다.
박씨는 지난 2019년부터 올해까지 5년째 활동 중이다. 박씨는 20여년간 사무직으로 직장생활을 하다가 좀 더 의미 있는 일을 찾고자 여러 활동을 하던 중 어린이집에서 책 읽어 주기 봉사활동을 했다.
책을 읽어줄 때 마다 아이들이 반짝반짝한 눈으로 이야기를 집중하고 들어주는 모습에 반해 국학진흥원의 ‘이야기 할머니’에 도전했다.
이야기 할머니로 활동하려면 매년 초 진행되는 공모 기간에 자기소개서 등 서류를 갖춰 접수하고, 면접도 거쳐야 한다. 심사를 거쳐 ‘이야기 할머니’에 최종 선정되면 1년간 교육을 거쳐 5년간 활동하게 되는데 울산에서는 박씨를 비롯해 5명이 활동 중이다.
이야기 할머니는 한해 34주 가량 활동을 한다. 박씨는 매주 새로운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재미있고 전달력 있게 전해주기 위해 수업전 준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직접 준비한 한복도 갖춰 입고 들려줄 이야기를 다듬는다.
박씨는 “이야기 시간에 앞서 전해줄 동화를 짧게 요약해 쪽지에 메모하고, 장 보러 갈 때나 외출할 때 항상 들고 다니면서 암기하려고 한다”며 “현장 분위기에 맞춰 재미있게 이야기를 들려주려면 연습량도 충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씨는 “이야기 할머니가 아니면 옛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많지 않아 전통문화를 이어 나가고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자긍심을 느낀다”며 “올해로 활동을 마무리하지만, 휴식기를 갖고 새롭게 이야기 할머니 활동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