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용 해열제 있나요” 의약품 수급난에 약국 뺑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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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용 해열제 있나요” 의약품 수급난에 약국 뺑뺑이
  • 정혜윤 기자
  • 승인 2023.09.18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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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미칸 있는 약국 아시는 분 계신가요. 처방전 내도 약이 없어 치료를 못하니 답답하네요.”

최근 독감 등 호흡기 질환이 재유행하고 있는데 울산 약국가도 의약품 수급난을 겪으며 시민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의료·약계에 따르면 9월부터 호흡기 질환이 빠르게 유행하며 해열제, 소염제, 천식치료제 등 의약품이 품절대란을 겪고 있는 상태다.

개학 등 야외활동이 활발해지며 울산에도 호흡기 질환 환자들이 쏟아지고 있는데, 관련 의약품 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일부 시민들이 약국 원정을 떠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실제 지난 15일부터 현재까지 울산지역 커뮤니티 카페 등에서는 ‘풀미칸(기관지염 치료제)’ ‘맥시부펜(소아 해열제)’이 있는 약국을 찾는 문의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약품 재고를 찾아 ‘약국 뺑뺑이’를 도는 등 발품 팔기에도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5일 울주군 약국을 찾은 30대 A씨는 “최근 다니던 병원에서 늘 처방해주던 소아 해열제 시럽 수급이 안 되고 있다며 처방을 못 해줬다”며 “비슷한 계열이라도 찾으려고 계속 약국에 전화를 돌리고 근처 작은 약국이라도 다녀보고 있다”고 쓸쓸해 했다.

처방전을 내도 의약품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생기며 시민들 사이 의약품을 교환하는 일도 빈번한데, 특히 병원·약국 운영이 장기 중단되는 추석을 앞두고 ‘사재기’ 조짐까지 일고 있다.

남구 A 약국 관계자는 “최근 감기약 관련 의약품 재고가 있는지 묻는 전화가 수시로 오고 대량으로 구매하는 시민들도 여럿 있다”며 “9월 초부터 아동, 성인 상관없이 기관지 관련 의약품 수요가 쏟아지고 있는데 현재 수급난으로 병원 한 곳에 1~2개씩 들여오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소아 청소년용 시럽과 정제부터 아세트아미노펜, 덱시부프로펜 등까지 모두 수급난을 겪으면서 일선 약사들의 어려움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장에서 이같은 의약품 부족 현상에 대해 △신종코로나 이후 특정 약들에 대해 수요와 공급 불균형 발생 △일부 감기약 대표 제조업체가 잇따라 약품을 회수, 판매 중지 하는 과정에서 수급난이 극심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의약품 수급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의 요구가 높아지자 정부는 현재 ‘수급 불안정 의약품 대응 민관 실무협의체’를 꾸려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수급 불안정 의약품에 대한 생산 독려, 신속한 약가 적정화 등을 논의하고 있으며 공급 정상화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 보고 시스템을 점진적으로 개선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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