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아(사진) 작가가 자신의 첫 번째 시조집 <바람 올을 짜다>를 펴냈다. 김 작가는 5부에 걸쳐 표제작 ‘바람 올을 짜다’를 비롯해 ‘연밭’ ‘드라이브 스루’ ‘갈매기 난초’ ‘일탈, 그 유리벽 너머’ ‘몽돌 도서관’ ‘간이침대’ ‘밤, 포구’ ‘세한도’ ‘거리두기’ 등 64편의 시조를 수록했다.

‘산등성 얼음 바다 제재소를 차렸다/ 윙윙윙 날선 톱날 자작나무 속살 떠서/ 훤칠한 물빛 자재를 직립으로 쟁여간다// 덕장엔 황태 군단 대열을 가다듬고/ 냉골 바다 돌아가려 꿈에 잠긴 나날들/ 하늘은 털실을 풀어 수의 한 벌 짜 입힌다// 누더기 흰 천 들녘 시침질 짐승 발자국/ 봄 아직 멀었는지 이불귀 당겨대자/ 발목 삔 기습 한파가 뒷걸음질하고 있다’
-‘바람 올을 짜다’ 전문.
김 작가는 현대를 살고 있는 사람의 생각과 언어, 감성 등을 잘 녹여 8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시조의 틀에 알맞게 꿰어놓았다. 잘 짜이고, 완성도 높은 글과 현대성을 담보한 유쾌한 풍자시조로 읽는 이에게 즐거움마저 전해준다.
김경아 작가는 2017년 울산전국시조백일장 장원을 시작으로 2020년 샘터시조상 입상과 2021년 백수문학상신인상에 당선됐다. 현재 한국문인협회·울산문인협회·울산시조시인협회·울산기독문인협회 회원, <에세이 울산>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104쪽, 1만3000원, 동학사.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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