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현대자동차 인증중고차 판매를 앞두고 기존 울산 중고차 시장이 울상을 짓고 있다.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와 경기침체로 가뜩이나 장사가 힘든데 대기업까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오후 찾은 울산 북구 진장동에 위치한 울산 최대 규모의 중고자동차 매매단지. 피크시간인 주말 오후였으나 중고차를 사러 온 손님은 4~5팀에 불과했다. 손님보다 직원이 훨씬 많은 중고자동차 매매단지는 예전의 활기를 잃은 모습이었다.
현재 울산 중고자동차 매매단지에는 69개 상사에 2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예전에는 훨씬 규모가 컸으나 장사가 힘들어지면서 하나둘 떠나 현재의 인원만 남게 됐다.
허윤철 천하자동차매매상사 대표는 “하루에 손님이 10팀도 안온다. 현대차 인증중고차 판매까지 시작하면 장사가 더 힘들어질 것 같다”며 “현대차에서 5년, 10만㎞ 이내의 무사고 중고차만 판매한다고 하는데 그정도 조건이면 누구나 판매하기 쉽다. 우리는 완전 중고차만 팔라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김태하 유일자동차매매상사 대표도 “현대차 인증중고차가 판매를 시작하면 여기가 아무리 저렴해도 다 대기업으로 간다”며 “이대로 가다간 계약 연장을 안하고 중고차 매매단지를 떠나려는 사람이 수두룩할 것”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울산시 차량등록사업소의 자동차등록현황에 따르면 9월 중고차 등록대수는 6002대로 전년 동월(6589대) 대비 587대 감소했다. 6월 7005대, 7월 6773대, 8월 6682대, 9월 6002대 등 중고차 등록대수는 매달 감소하고 있다.
울산시 차량등록사업소 관계자는 “중고차를 구매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신차를 살 여력이 안되는 경우다. 7월1일부터 개별소비세 인하가 종료되고 경기도 침체되면서 중고차를 찾는 사람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차 인증중고차 판매와 관련해 대부분의 울산시민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올해 말 중고차 구매를 계획하고 있는 이모(28)씨는 “중고차를 구매한다면 아무래도 대기업으로 갈 것 같다”며 “컴플레인 걸기도 쉽고 서비스도 보증되니 신뢰가 간다”고 말했다.
올해 초 중고차를 구매한 윤모(30)씨는 “솔직히 그동안 중고차 업계에서 소비자들은 너무 많이 속여 신뢰가 사라졌다”며 “현대차 인증중고차를 더 선호하는건 당연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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