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울산건축문화제](2)태화강, 생태문화공간으로의 발전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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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울산건축문화제](2)태화강, 생태문화공간으로의 발전을 기대하며
  • 전상헌 기자
  • 승인 2023.10.2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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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남산에서 바라본 태화강 십리대숲. 울산시 울산사진DB
▲ 2000년 태화강살리기 운동 출범. 울산시 울산사진DB

강은 생명과 문명의 기원이다. 과거 강의 범람과 풍부한 수량은 농사의 필수적인 요소였다. 풍요로운 곡물의 산출은 곧 잉여 노동력을 만들어 내고 이는 기술 발전과 문화·예술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 또한 강은 내륙을 대양으로 이어주는 교통로 상업 발전에 중요한 요소다.

이처럼 강은 도시를 살찌우는 필수요소였다. 국내의 많은 대도시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도시는 강과 함께 성장해 왔다. 서울에는 한강이 있고, 대구에는 금호강, 광주에는 영산강이 있다. 그리고 울산에는 태화강이 있다. 그런 태화강을 우리는 한때 하수구처럼 사용했다. 산업화와 도시화를 거치면서 급격하게 늘어나는 인구, 거기서 발생한 생활하수는 여과 없이 강으로 흘러들었다. 대한민국의 성장을 견인한 공업도시 울산의 그늘에는 늘 묵묵히 산업폐수를 받아낸 태화강이 있었다. 필자의 어린 시절에는 도보로 태화강 다리를 건널 때 늘 인상을 찡그리고 코를 막았던 기억이 있다. 강은 언제나 잿빛으로 흘렀다.

그런 태화강이 2000년을 기점으로 달라지기 시작했다. 공해 도시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큰 노력이 뒤따랐다. 생활오수와 축산, 산업폐수의 유입을 차단하고 정화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됐다. 오랜 기간 퇴적된 강의 오염물도 준설했다. 이런 20여년 노력의 결실로 태화강은 사람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이 됐다. 강물은 수영할 수 있을 만큼 깨끗해졌고 생태계는 철새와 연어가 돌아올 만큼 회복됐다. 아름답게 정돈된 태화강변은 국가정원으로 지정될 만큼 아름답게 가꾸어졌다.

지난 20년의 성과를 이어받아 앞으로 20년은 어떻게 태화강을 가꾸어 갈 것인가. 고민해 볼 지점이다. 필자는 건축사의 입장에서 몇 가지 화두가 떠오른다. 첫째는 태화강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도시에서 강변은 제방과 도로가 자리 잡고 있다. 치수와 교통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장치지만 보행자 입장에서는 장애물이다. 국가정원을 중심으로 낮에는 보행자 전용공간으로 설정하고 배후지에 공용 주차를 늘리는 방식으로 보행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어떨까. 동시에 친수공간을 늘려 멀리서 바라보는 대상을 넘어서 발을 담그고 레저스포츠를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더욱 늘어나길 기대해 본다.

▲ 김효엄 무아 건축사사무소 대표 울산시 공공건축가
▲ 김효엄 무아 건축사사무소 대표 울산시 공공건축가

둘째는 자연경관 이외에 문화가 함께 살아 숨 쉬는 태화강으로 만드는 것이다. 더 많은 문화시설과 즐길 거리가 필요하다. 울산은 대전과 더불어 대표적인 ‘노잼도시’로 불리는 광역시이다. 강변에는 식음시설 이외 눈에 띄는 문화시설이 없다. 잘 가꾸어 놓은 태화강을 중심으로 문화공간과 친수공간을 복합개발한다면 어떨까. 산책과 미술전시가 같이 이루어질 수 있고 예술공연이 상시로 이루어질 수도 있다. 민간 영역에서도 태화강 인접한 필지에 문화공간, 체험 공간 등을 만들 수 있도록 꾸준한 지원과 투자도 필요하다. 장기적 안목으로 다시 20년을 끈기 있게 발전시킨다면 노잼도시라는 오명도 곧 벗어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올해로 7회를 맞이하는 건축문화제가 곧 개막할 예정이다. 11월2일부터 5일까지 태화강국가정원 내에 왕버들마당에서 다양한 전시가 준비돼 있다. 메인전시인 주제전과 기획전시1에서는 태화강을 어떻게 발전적으로 가꾸어 나갈 수 있을지를 테마로 기성 건축사 9명의 주제전과 신진건축사 5명의 기획전시가 있다. 울산과 태화강을 사랑하는 시민과 가꿔나갈 책임이 있는 관계자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미래의 비전을 그려볼 수 있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효엄 무아 건축사사무소 대표 울산시 공공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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