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물가가 줄줄이 인상되면서 시민뿐만 아니라 자영업자들도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자영업자는 외식 물가 인상에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매출에 큰 타격을 받고 있으며, 시민들은 급격히 오른 외식 물가에 지갑이 얇아져 한숨을 내쉬고 있다.
14일 찾은 남구 삼산동의 한 치킨집. 문을 연지 2시간이 다 돼가지만 가게에는 손님이 한팀 밖에 없었다. 이른 시간임을 고려하더라도 배달 주문조차 없었다.
같은 자리에서 20년 넘게 장사하고 있다는 업주는 경기 침체로 손님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장사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업주는 “소주, 맥주 등 외식 물가와 재료비까지 모두 인상됐지만 손님이 줄어들까봐 메뉴 가격도 못올려 마진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며 “인건비에 대출 이자까지 오르면서 갈수록 장사하기 힘들어진다”고 토로했다.
남구 삼산동의 한 카페도 전년 동월 대비 매출이 30% 이상 감소하는 등 장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카페 사장은 “예전에는 알바생을 9명까지 썼었는데 지금은 혼자서 일한다. 재료비에 전기세까지 오르면서 매출이 점점 줄고 있다”며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가 아닌 개인 카페들을 보면 2~3년도 못버티고 문을 닫는 경우가 수두룩하다”고 울상을 지었다.
외식 물가가 줄줄이 인상되면서 자영업자들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고통 받고 있다.
3남매의 엄마인 A씨는 “외식하러 한번 나갔다하면 10만원은 기본이니까 마음 편히 외식하러 가지도 못한다”며 “집에서 대부분의 끼니를 해결해도 항상 생활비는 마이너스”라고 설명했다.
A씨의 일행은 “집 대출 이자에 생활비도 버겁다”며 “아이들 학원비는 줄이지 못해 외식과 카페 가는 횟수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의 외식 품목 8개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최대 12.36%까지 인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외식비가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냉면(1만원)이다. 비빔밥(10.23%), 김치찌개 백반(8.11%), 김밥(6.45%) 등도 소폭 상승했다.
냉면이 1만원을 넘어서면서 울산의 외식 품목 중 3분의 1 이상이 1만원을 넘어서게 됐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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