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물가 상승률이 기조적인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가계부채 증가 추이와 대외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게 한국은행의 판단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 정책 방향을 결정할 때까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0%로 유지한다고 30일 밝혔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3.50%로 묶은 것은 지난 지난 2·4·5·7·8·10월에 이어 7번째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7회 연속 동결한 것은 성장 부진 속에 가계부채 등 금융 불균형이 계속 커지는 딜레마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미 연준의 추가 긴축 우려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됐지만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세계 경제의 성장세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국내 경제는 수출 회복세 지속 등으로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면서 금년 성장률은 지난 8월 전망치에 부합하는 1.4%로 예상했다.

다만 내년 경제 성장률은 국내외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와 더딘 소비 회복세의 영향으로 지난 전망치인 2.2%를 소폭 하회한 2.1%로 예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점차 낮아져 내년 상반기 중 3% 내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향후 성장 경로에 국내외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의 파급 영향,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어서 현재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고 기준금리 동결을 선택했다.

한은은 향후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 안정에 유의해 통화 정책을 운용해 나가기로 했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 경제는 성장세가 개선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물가 경로가 당초 전망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금융 안정 측면의 리스크와 성장의 하방 위험, 가계부채 증가 추이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