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가 인증 중고차 판매에 들어간 지 한 달째, 울산의 기존 중고차 시장은 당초 우려와 달리 낙관적인 분위기다. 현대차 인증 중고차의 비싼 가격에 저렴한 중고차를 찾는 사람들은 여전히 기존 중고차 시장을 찾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1일 찾은 울산 최대 규모의 중고차 매매단지인 진장동 울산중고차매매단지. 한달 전과 비교해 크게 활기를 찾은 모습이다. 2층 상사에도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이 수시로 드나들었다.
허윤철 천하자동차매매상사 대표는 “기존 중고차 시장을 불신하는 사람들은 대기업 중고 시장으로 가고, 저렴한 중고차를 찾는 사람들은 이쪽으로 온다. 크게 힘들지 않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차 인증 중고차 판매 전까지만 해도 시장 잠식을 걱정했던 것과는 상반된 반응이다.
기존 중고차 시장의 위기감이 줄어든 것은 비싼 가격 때문에 현대차 인증 중고차의 판매 파급력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 시민은 “현대차 인증 중고차를 알아봤더니 가격이 새차 가격과 다를 바가 없더라. 너무 비싸 이곳으로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현대차 인증 중고차가 높은 가격에 판매됨에 따라 기존 중고차 가격도 덩달아 오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중고차 매매상들은 오히려 환영하는 분위기다.
정승철 (사)울산시자동차매매사업조합장은 “우리도 6개월, 1만㎞까지는 A/S 보증을 시행하고 있다”며 “현대차 인증 중고차 판매 이후 오히려 매출이 늘어나는 등 타격이 적다”고 말했다.
기존 중고차 상인들과 달리 현대차 측의 분위기는 제대로 감지되지 않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말까지 인증 중고차 5000대를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누적 판매 대수와 목표 달성률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올해 중고차 시장이 역대급 활황을 보이면서 기존 중고차 상인들의 타격이 예상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3분기까지 울산 중고차 관련 취득세는 지난 2018년과 2019년의 한해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올 4분기까지 추가할 경우 최근 6년 기준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시 차량등록사업소의 자동차 등록현황을 보면 11월 중고차 등록 대수는 6943대로 전년 동월(6402대) 대비 8.45% 증가했다.
울산시 차량등록사업소 관계자는 “보통 연말이 되면 중고차가 많이 팔린다”며 “추세를 고려했을 때 다음 달에도 중고차 등록 대수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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