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조사 설문지 개인정보 유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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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조사 설문지 개인정보 유출 논란
  • 신동섭 기자
  • 승인 2023.12.2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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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가 해마다 지자체에 위탁해 실시하는 가축통계조사와 관련, 울산의 한 행정복지센터가 조사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는 상황을 자초해 논란이 일고 있다. 농식품부와 지자체가 공문을 통해 개인정보 유출 관련 주의를 당부했음에도 행정 편의주의적 방법을 선택해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0일 북구청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19일까지 북구의 한 아파트단지 내 엘리베이터에는 ‘2023년 반려견 통계조사 실시’ 라는 제목의 설문지가 게시됐다. 해당 지역 행정복지센터에서 게시한 가구의 반려견 현황을 조사하는 설문지로 이름과 연락처, 주소(호수), 반려견 현황, 품종 등을 수기로 기재하도록 해놓았다.

설문지에는 “단순히 반려견 수를 조사하는 것이므로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음을 알려드립니다”라는 문구도 적시돼 있다.

하지만 평소 반려견 소음 등의 문제를 일으킨 가구의 경우, 설문지에 욕설과 비난이 댓글처럼 달리는 등 부작용이 나왔다.

주민 A씨는 “이미 다른 아파트에서는 문제가 되는 집 연락처가 유출돼 계속해서 항의 문자를 받는다고 한다. 어디 무서워서 적을 수 있겠느냐”며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행정기관이 앞장서서 개인정보를 유출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실시하는 가축통계조사는 해마다 12월 한 달 간 소, 돼지, 닭 등 주요 가축 3종과 개, 오리, 염소 등 기타 가축 17종을 포함한 20종의 가축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조사 방법은 읍·면·동별 담당 조사원(통장)이 가구(농가)에 직접 방문해 사육 규모별·성별·연령별 마릿수, 축종별 사육 농가 기본현황 등을 파악한다.

하지만 현실적 어려움 등을 들어 통장들의 인지 범위 안에서 해당 내용을 조사하거나, 대단지 아파트의 경우 엘리베이터 내에 설문지를 부착해 조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개인정보 유출 문제 등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카카오톡이나 네이버 폼을 통한 설문 방식으로의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물리적 한계로 엘리베이터 내 설문지 부착 방법을 선택했다”며 “개인정보 유출 관련 민원이 지속해서 제기돼 지난 19일 설문지를 전량 회수 처리했다”고 밝혔다.

북구 관계자는 “공문 전송 시 개인정보 유출 관련주의 당부를 포함했지만, 일부 행정복지센터가 자체 조사 양식으로 설문을 진행하다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해명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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