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대단지 아파트 입주로 울산 중구지역에 아동인구가 수백명 정도 급증했으나, 정작 중구청은 예산 부족으로 ‘아동수당’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타시도의 전입현상이 어느정도 예상됐음에도 이같은 사태 발생에 주민들 사이에서 “잘못된 예산배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중구와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중구청은 관내 일부 가구로 ‘12월치 아동수당 지급 지연 안내문’을 발송했다.
지난 10월부터 번영로 센트리지 대규모 입주로 타 시·도에서 중구로 전입, 아동수가 급증하며 지급 예산이 부족해졌다는 내용이다. 아동수당은 육아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만 8세 미만 아동에게 매달 10만원씩 지급되는 지원금이다.
당초 중구는 매달 25일 아동수당을 지급해왔으나, 지급일을 약 일주일을 앞두고 지급 지연 안내문이 통보되자 당황스럽다는 의견이이 쏟아진다.
A씨는 “하반기에 대단지 아파트 입주가 예정되어 있었는데도 아동수당 예산이 부족하다는 설명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인구가 늘어난다는 상황을 예상 못한 것인지, 잘못된 예산 배정으로 인한 것인지 당황스럽다”고 씁쓸해 했다.
중구는 올해 정부가 두 차례 아동수당 예산 조정을 거치면서 국비가 감소해 지급에 차질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각 지자체에 지급되는 아동수당은 국비 80%, 시비 14%, 구비 6% 비율로 재원을 부담한다.
당초 울산시 전체 아동수당 예산은 717억원 정도며, 중구에는 114억여원이 배당됐다.
그러나 전국적인 아동인구 감소에 따라 월별 국고보조금 집행도 감소하며 정부는 올해 두 차례 예산을 조정했다.
조정으로 울산시 전체 예산이 17억원 가량 감소했다. 중구는 1차 때 1억1600만원, 2차에서 9400여만원이 각각 줄었다.
이런 와중에 지난 10월부터 중구 ‘번영로 센트리지’(2625가구) 대단지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서 타 구군에서 중구로 다수 전입하며 예산이 급격히 소진됐다.
실제 중구는 지난 9월까지 아동수당 지급 대상이 9059명이었으나, 번영로 센트리지 입주가 시작된 지난 10월 110여명의 아동이 증가했다. 지난 11월에는 327명이 증가했으며 12월 현재도 아동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중구 관계자는 “센트리지에만 현재 파악된 아동 인구가 990명이 넘는데, 국비 지급 비율은 구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조정할 수 없어 현재 일부 가구에 12월분 아동수당 지급을 못하고 있다”며 “아동인구가 급격하게 늘며 타 구군 예산을 끌어오려는 시도도 했으나, 이미 타 지자체도 교부받은 예산을 집행 중이라 추가로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에 지속 건의해 예산을 교부 받아, 내년 1월5일 안으로는 지급되지 않은 아동수당을 마저 지급될 수 있게 할 예정”이라며 “중구 아동인구 수가 늘어난 근거를 토대로 내년부터는 보건복지부 건의해 국비 확보 비율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