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수(57·울산 남구 달동) (주)한국탱크로리(대표 김명기) 소속 대형 화물차량 기사는 지난달 새벽 시간대 고속도로에서 역주행하던 택시를 경찰과 합심해 정지시켜 교통사고를 막은 주인공이다.
지난달 23일 오전 5시15분께 경부고속도로 경산IC로 진입해 서울 방면으로 주행하던 택시 1대가 대구 동구 혁신도시 인근에서 유턴해 역주행하기 시작했다. 운전자들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근무 중인 고속도로순찰대에 다급한 상황을 전파했다.
고속도로순찰대 2대, 한국도로공사 대구지사 안전순찰대 1대가 지그재그 운행으로 차량의 속도를 줄이는 일명 ‘트래픽 브레이크’로 주변 차량을 정차시켰다.
이때, 역주행하는 택시를 막아서기 위해 연료 수송용 트레일러 등 대형 화물차량 2대도 동원됐는데, 김 기사의 차량도 포함됐다.
반도체 제조에 들어가는 화학물질을 실은 채 파주로 향하던 김 기사의 화물차량 1대는 대각선으로 고속도로 1~3차로에 세워져 통제 차단선을 구축했다. 다른 1대는 갓길에 정차해 혹시 모를 도주에 대비했다.
김 기사는 당시를 회상하며 “상황을 자세히 알지 못하니 ‘큰일이 생겼나’ 하는 걱정부터 앞섰다”며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으니 적극적으로 순찰대의 요청에 임했다”고 말했다.
김 기사를 비롯한 많은 이들의 노력 끝에 약 22분간 37㎞가량을 역주행하던 택시는 경주 건천읍 경주터널 앞에서 멈춰 섰다.
해당 택시 기사는 손님의 ‘반대 방향’이라는 말에 그 자리에서 그대로 부산 방면으로 택시를 돌려 역주행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기사는 현장 상황이 마무리된 후 다시 파주로 향했다.
김 기사는 “다행히 시간 여유가 있어 운송까지 무사히 마쳤다”고 웃었다.
최근 그는 경북경찰청으로부터 감사장을 수여받았다.
김 기사는 “많이 당황스러운 상황이었지만, 아무런 인명 피해 없이 상황이 끝나 천만다행”이라며 “아마 다른 화물기사였어도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겸손해했다.
특히 그는 “나보다도 경찰들과 순찰대가 더 고생했다”며 공을 돌렸다.
김 기사는 지난 2003년 (주)한국탱크로리에 입사해 20여 년째 성실한 태도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도 아무런 사고 없이 안전하게 본업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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