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KTX-이음, 북울산역에 정차할 수밖에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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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KTX-이음, 북울산역에 정차할 수밖에 없는 이유
  • 경상일보
  • 승인 2024.02.0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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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천동 울산 북구청장

북구에서 KTX를 타고 서울에 가려면 40~50분 간격으로 있는 리무진 버스를 타고 1시간을 달려 울산역에 도착해야 한다. 이른 새벽 상행선 첫 KTX를 타려면 리무진 버스는 포기하고 버스비보다 몇 배나 더 비싼 요금을 치르고 택시를 타야 할 때도 생긴다. 우리 북구를 비롯해 동구나 중구, 남구 시민들은 시내에서 KTX를 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가까이에 있는 태화강역과 북울산역을 두고 1시간 정도 자동차로 이동하는 게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기 때문이다.

KTX­이음 열차는 지난 2019년 도입된 준고속열차로 강릉선, 영동선, 중앙선, 중부내륙선으로 운행되고 있다. 울산을 경유하게 될 중앙선은 현재 청량리에서 안동까지 평일 8회, 주말 9회 운행 중이며 국토교통부는 안동역을 지나 부산 부전역까지 운행할 KTX­이음 중앙선 열차의 중간 정차역을 오는 10월께 정하고 내년 1월께 청량리­안동­영천­신경주­울산­부전 구간을 완전히 개통할 예정이다.

KTX­이음 중앙선 열차가 서울에서 부산까지 이어진다고 하니 그 노선에 있는 북울산역 정차를 요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다. 보통 정차역은 한국철도공사에서 열차 개통 6개월 전에 수요조사 등을 통해 운행 계획을 수립하고 국토교통부에 정차역 검토 의견을 제출하면, 개통 2개월 전에 국토교통부에서 최종 승인 후 결정하게 된다. 이 때문에 연장 노선에 있는 울산과 부산 여러 지자체에서 정차를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북구는 KTX­이음 북울산역 정차를 위해 지난해 정차역 유치 타당성 조사 용역을 실시했다. 용역 결과에 따르면 2030년 기준 북울산역의 이용 수요는 하루 3272명으로 예측됐다. 이는 인근 다른 역과 비교해 적은 수치가 아니다.

이용 수요는 주변 여건에 따라 언제든지 변할 수 있고 북울산역의 경우 주변 개발 잠재력이 매우 높다. 최근 울산시가 북울산 역세권 개발사업 추진을 위해 도시관리계획 개발제한구역 해제 결정(변경) 용역에 들어가기로 했다.

개발제한구역 해제 절차 및 도시개발구역 지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1단계 개발사업을 추진해 북울산역 일원 역세권 90만㎡를 대상으로 6676억원을 투입해 주거, 물류, 산업 등 복합 기능을 갖춘 북울산역세권 복합신도시를 조성하고 이후 국책사업 공모 등을 통해 2단계 개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계획대로 북울산역 역세권 개발이 이뤄지면 인구 유입은 물론, 역세권 유동 인구의 폭발적 증가로 열차 이용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특히 2035년 울산도시기본계획에 따르면 울산시는 북울산역 일원을 광역철도 및 외곽순환도로 개설과 연계한 광역신성장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으로, 이와 연계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북울산역은 오는 10월 완공 예정인 북울산역 환승 체계 개선 사업을 통해 버스, 택시, 승용 정차 시설과 보행육교 등의 환승시설이 설치돼 오토밸리로에서 접근성 향상 및 2025년 10월부터는 광역전철 또한 연장 운행 예정으로, 북울산역 이용객들의 환승 여건은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아울러 북울산역은 현재의 시설로도 KTX­이음 정차가 가능해 별도의 시설 공사가 필요하지 않아 경제성도 높은 편이다.

다만 정차역이 늘어나면 전체 운행 시간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선택적 정차와 같은 방법을 통해 열차 이용객의 편의성을 높일 방안도 얼마든지 검토해 볼만 하다.

올해는 유치추진위원회를 꾸려 북울산역 정차 필요성을 적극 홍보하고 시민 서명운동도 벌일 계획이다.

KTX­이음 북울산역 정차로 지역민들의 교통 이용 편의성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와 강동관광단지 등 주변 관광지와의 연계성 강화로 관광객 유치도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KTX­이음 정차를 통한 북울산역 활성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정차역은 경제성만 따져서는 결코 안 되고 지역사회의 상황과 여건이 충분히 반영돼 결정돼야 한다. 내년에는 북울산역에서 KTX­이음을 타고 서울 청량리역까지 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박천동 울산 북구청장

※외부원고는 본보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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