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하루 3.5명이 숨지는 일터, 향후 3년내 300명 줄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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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하루 3.5명이 숨지는 일터, 향후 3년내 300명 줄여보자
  • 경상일보
  • 승인 2024.02.1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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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안태 울산안전(주) 대표이사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심사원

새해 들어서도 산재사망사고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 1월4일 서울시 서대문구 소재 스포츠센터 인테리어 공사현장에서 카운터 위에 올라가 페인트 작업을 하던 작업자가 0.9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해 숨졌다. 사고는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발생하지 않는다. 추락은 비정상 상황(실족 등)에서 발생한다. 안전모만 썼더라도 하는 아쉬움이 남는 사고다.

일터에서 하루 3.5명이 산재사고로 숨진다. 고용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산업재해로 인한 2022년 말 사고사망자수는 874명이다. 산재 사고사망자수는 최근 10여년 동안 900명 내외 수준에서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다.

2022년 1월27일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이 본격 시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022년 사고사망자수는 전년도 828명에서 874명으로 오히려 증가했다. 여기에 급해진 정부는 중대재해감축 로드맵을 발표했다. 사고사망만인율 0.43(828명)을 2026년까지 5년 동안 OECD평균 사고사망민인율 0.29(580명)까지 감소시키겠다고 발표했다. 과연 가능할까?

정부 목표대로 사망만인율 0.29를 달성하려면 앞으로 3년 안에 사고사망자수를 무려 300명이상 줄여야 한다. 1년에 최소 100명씩 감소시켜야 한다. 최근 10여년 동안 눈에 띄는 감소를 보이고 있지 않는 사고사망자수가 갑자기 1년에 100명씩 줄어들 것 같지는 않다.

2022년 중처법 시행 후 상황을 보면 사업장의 안전관리는 그 이전과 비교해 크게 변화한 게 없다. 사업주는 여전히 정부의 규제를 피하기에 급급하다.

사고사망자수의 80%를 점유하는 50인 미만 사업장은 더더욱 그렇다. 중처법에서 요구하는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에 선뜻 투자하려는 사업장은 보이지 않는다. 사망사고는 여전히 남의 일이다. 사망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남의 일이다.

사업주의 생각이 바뀌지 않고는 사망사고는 계속해서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정부 규제만으로는 사업장의 안전관리는 바뀌지 않는다. 안전에 대한 투자 없이 얻어지는 건 없다. 세상사 공짜는 없다. 당연한 세상 이치다.

우리보다 100여년 먼저 안전을 시작한 유럽도 100년은 정부규제 일변도의 정책이었고 일정 수준까지는 성과를 보였다. 문제는 그 일정수준 아래로 줄지 않는다는 데 있었다. 사업주의 자발적 참여가 없었고 안전에 대한 투자도 부족했다.

최근 30여년은 달랐다. 1990년대부터 EU주도로 자기규제시스템(Self-regulatory system)이 도입되었다. 그 핵심 수단이 선택과 집중을 기본 개념으로 하는 위험성평가 기법이다. 사업주의 자발적 참여 없이는 근본적인 사고예방이 불가능하다는 상황인식에서 비롯된 제도가 자기규율예방체계 및 위험성평가제도이다.

위험성평가 기법의 핵심은 사업주 주도의 사고위험요인 발굴 및 개선이다. 유럽의 위험성평가 제도는 사망사고 발생 사업주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전제로 한다. 정부는 가이드라인(안전보건경영시시템)을 제공하고 사업주는 가이드라인을 준수한다.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참여하는 기업에게는 실효성 있는 지원을 한다. 그 결과 주요 안전선진국은 최근 30여년 동안 사망사고에 있어 괄목한 만한 감소성과를 거두었다. 정부규제와 사업주가 협업을 통해 만들어 낸 합작품이다.

위험성평가 제도는 정부 주도의 법규 준수에서 사업주가 주체가 되는 합리적 안전활동으로의 전환이다. 사업주의 자발적인 참여가 핵심이다. 물론 처음은 어렵다.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다. 사망사고예방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우선이다.

최근 고용노동부에서는 50인 미만 사업장 중처법 체계구축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중소규모 사업장을 대상으로 손쉽게 활용가능한 위험성평가표 등 다양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위험성평가 제도 또한 지난해 5월22일 건설현장에서 실행하기 편하도록 상시 위험성평가 제도로 개정했다.

일터에서의 사망사고예방은 사업주의 자발적 참여 의지만 있다면 가능하다. 정부와 사업주 협업을 통해 2026년까지 향후 3년 내 사고사망자수 300명을 줄여보자. 안전선진국들이 지난 30년 동안 해냈듯이 우리도 가능하다. 2024년 갑진년 새해 사업주 분들의 안전활동을 응원한다. 향후 3년 내 OECD 사망만인율 0.29(580명)에 진입해 보자.

정안태 울산안전(주) 대표이사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심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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