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NICE)평가정보가 국회 기재위 양경숙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현재 금융기관 대출(가계대출+기업 대출)을 안고 있는 개인사업자(자영업자)는 총 335만8499명이며, 이들의 대출잔액은 1109조6658억원에 달했다. 이들 개인사업자의 연체 금액(3개월 이상 연체 기준)은 27조3833억원으로 11년 전보다 49.7% 급증했고, 평균 연체율도 1.69%에서 2.47%로 뛰었다.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최대한 빌려 추가 대출이 사실상 불가능한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상황은 최근 1년간 더 나빠졌다. 전체 개인사업 대출자 중 절반 이상이 다중채무 개인사업자인데, 다중채무 인원과 대출 규모, 연체 속도는 더 빨라졌다는 게 문제다. 다중채무 개인사업자 평균 연체율은 2.12%에서 3.15%로 올랐다.
염려스러운 대목은 대출 연체율 상위 1, 2위를 29세 이하(6.59%)와 30대(3.90%)가 차지했다는 부분이다. 영업 규모나 자산 등의 측면에서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20·30세대 젊은 자영업자들이 혹한기를 견디고 있다는 지표다.
울산에서도 수출과 내수경기 부진 여파로 빚 못 갚는 자영업자가 날로 증가 추세에 있다. 울산신용보증재단 분석 결과 지난해 울산 자영업자의 보증 사고율은 4.49%로 2022년(1.63%)보다 2.8 배가량 상승했다. 보증 사고율이 오르면 신보가 빚을 대신 갚아주는 대위변제 금액도 증가해 신보의 재정적 전성에 빨간불이 켜진다. 이렇게 되면 자영업자 보증지원이 위축될 수 있다.
또 지난해 울산지역에서 폐업 사유로 ‘노란 우산’ 공제금을 수령한 사례만 2646건에 달한다. 고금리와 고물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임대료 상승 부담 등으로 휴·폐업을 선택한 것이다. 저신용·저소득 자영업자 대출 부실이 현실화하고 있다. 임계치에 달한 소상공인·자영업자 구제 방안에 많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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