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울주 남창역 KTX-이음 정차를 소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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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울주 남창역 KTX-이음 정차를 소망하며
  • 경상일보
  • 승인 2024.03.0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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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걸 울산 울주군수

우리 울주군에는 조선시대 울산 남쪽에 위치한 곡물창고라는 뜻을 가진 남창(南倉)이라는 지역이 있다. 현재 울주군 온양읍 남창리의 명칭 또한 여기서 유래됐으며, 울주군 대표 전통시장 중 한곳인 남창옹기종기시장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남창시장은 1916년 개설된 이후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많은 물자와 상인이 오가면서 사람 사는 정과 마음을 나누는 공간으로 사랑받았다.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 속에서는 울산 3대 만세운동 중 하나인 남창 4·8 만세운동이 일어나 울산 독립운동의 중심지로 꼽히기도 한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지역이기에 교통 또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남창역은 1935년 운영을 시작했으며, 2004년에는 등록문화재 제105호로 지정됐다. 2020년 신 남창역사가 지어진 이후 2021년 동해선 광역전철이 개통돼 지역에 활기를 더하고 있다.

한때 남창역은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동해선 광역전철 개통과 함께 무궁화호가 정차하지 않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청천벽력 같은 얘기에 지역주민들은 크게 반발했으나 다행히 지자체와 정치권, 주민 모두가 합심해 노력한 끝에 11개월 만인 2022년 11월 남창역에 무궁화호가 다시 정차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남창역이 오랜 역사 속에서 많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운영될 수 있었던 것은 남창역을 사랑하고 아끼는 지역주민들의 마음이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제 남창역은 ‘KTX-이음 정차 유치’라는 또 다른 변화를 위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KTX-이음 남창역 정차는 지역주민의 숙원이자 우리 울주군이 역점시책으로 추진 중인 남부권 10만 신도시 개발의 핵심 사항인 만큼 반드시 이뤄내야 할 일이다. 물론 KTX-이음 남창역 정차를 위한 타당성과 그에 따른 효과 또한 충분하다고 본다.

남창역은 추가 건설비용 없이 정차 가능한 시설을 갖췄으며, 일반철도 이용객이 연 13만명 이상으로 투입예산 대비 높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남창역에 KTX-이음 정차역이 들어서면 울주군 남부권의 성장동력이 강화돼 인근 부산·양산에 대응하는 신도시 건설로 인구가 18만명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울주군 남부권을 중심으로 도시철도, 광역철도, 준고속철도가 연결되면서 울산과 부산, 경남간 접근성이 높아지고, 전국적인 교통망 확보로 지역 교통체계의 획기적 개선이 이뤄진다. 국내외 관광수요에 대응하고, 대중교통 이용 접근성 증진 및 체류시간 증가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특히 현재 국가산업단지인 온산공단에서 추진되는 샤힌프로젝트, 온산공단 확장단지 개발 등을 통해 공단 내 고용인구와 업무 관련 유동인구 유입으로 생산·고용 유발효과가 예상되는 만큼 이에 맞는 교통환경 개선이 필요한 실정이다.

남창역에 KTX-이음이 정차하게 되면 남창역~서울역 간 통행시간이 218분에서 150분으로 30%가량 감소해 울산과 수도권의 통행 여건이 개선되고, 지역주민들이 고속철도를 이용하는데 필요한 내부 통행시간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뿐만 아니라 울주군은 국내 원전 최대 밀집지역에 해당돼 원전 사고 등 재난재해 발생시 KTX-이음은 울산과 인근 지역주민의 신속한 대피를 위한 비상 교통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어 주민 안전 확보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무엇보다 면적이 넓고 교통시설이 부족한 울주군 특성상 교통 개선을 위해 KTX-이음 정차역은 필요가 아닌 필수라고 여겨진다.

필자는 서범수 국회의원의 도움으로 지난 2월23일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과 만나 주민들의 절실한 마음과 염원을 담은 KTX-이음 남창역 정차 유치 건의서를 전달했다. 아울러 23만 울주군민과 1100여명의 울주군 공직자와 함께 앞으로 유치 활동에 모든 총력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우리 울주군 남창에 KTX-이음이 반드시 운행되어 그동안 교통으로 불편을 겪었던 울주군민들이 이제는 교통의 중심에서 쾌적한 교통환경을 누릴 수 있기를 소망하며, 앞으로 KTX-이음을 타고 더 많은 사람들이 남창을 찾아 따뜻한 정과 마음을 나누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이순걸 울산 울주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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