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의 더불어나무(26)]울주 청량읍 지통골 곰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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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의 더불어나무(26)]울주 청량읍 지통골 곰솔
  • 경상일보
  • 승인 2024.03.0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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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 울산시 환경정책과 주무관

울주군청에서 웅촌로 건너편이 지통골 마을이다. 예전 닥나무가 많았다고 한다. 마을에서 가장 높은 곳이 당산나무인 곰솔(사진)이다. 긴 팔을 뻗어 마을을 내려다보면서 지켜주는 장군처럼 당당한 모습을 하고 있다. 울주군 청량읍 율리 1283-22에 있다.

3·1절 찾아간 나무에는 왼쪽으로 꼰 새끼줄로 만든 금줄이 둘러 있고 북어 한 마리도 매여 있다. 정월대보름날 0시에 제를 지낸 흔적이 남아 있었다. 나무 주변 낙엽들도 깨끗하게 정리한 상태다. 나무 아래에는 작은 돌 제단이 있고 굴뚝이 있는 제당 문 앞에도 금줄이 쳐져 있다. 청송마을의 아랫동네가 지통골이고 윗마을은 굴참나무 제당이 따로 있다.

청송마을 김영진(80세) 노인회장은 “마을기금으로 음식을 마련해 정월대보름날 0시에 마을주민 4명이 제주(祭主)로 참여한다. 축문(祝文)을 통해 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면서 정성껏 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산나무 나뭇가지를 마음대로 자르면 큰 화를 입는다 해 누구도 함부로 하지 않는다”고 김 회장은 귀띔했다.

지난 2000년 <울산의 노거수> 집필 당시 마을에서 60년을 살았던 어르신 증언에 따르면 “까마귀가 당산나무에서 크게 울면 신작로에서 큰 교통사고가 난다. 1999년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고 했다. 또한 논에 그늘이 진다고 해 나뭇가지를 자른 마을 주민이 갑자기 돌아가셨다. 돌아가시기 전 아들 꿈에 ‘내 날개를 왜 자르냐?’고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 주었다.

곰솔은 ‘해송’이라 불리는 나무로 잎 사이로 하얀 새순이 적갈색 새순이 나오는 소나무와 다르다. 지통골 곰솔은 나뭇가지 끝이 낚싯바늘처럼 위로 올라가 있다. 이는 처진 곰솔의 특징이다. 현재 곰솔은 깊고 두꺼운 수피와 곧게 뻗은 모습이 건강해 보인다. 계속해서 풍성한 모습을 유지하기 위한 생육 공간 확보 및 환경유지가 중요해 보인다.

윤석 울산시 환경정책과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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