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소영의 날씨이야기]초콜릿 없는 화이트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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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소영의 날씨이야기]초콜릿 없는 화이트데이
  • 경상일보
  • 승인 2024.03.1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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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설레는 봄! 매달 14일 사랑의 의미를 붙여 설렘을 주는 3월의 오늘은 ‘화이트데이’다. 설레는 날을 맞아 달달한 초콜릿을 손에 쥐고, 고백을 준비하고 있는가? 고백하려면 무엇보다 날씨와 분위기를 잘 살펴야 한다. 그런데 예기치 못한 기후 위기로 고백할 때 전달해야 할 초콜릿 가격이 고백을 망설이게 한다.

기후변화로 전 세계 곳곳이 몸살을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식품 물가의 고공행진이 계속돼 조만간 초콜릿과 초콜릿을 활용한 가공식품 가격도 오를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초콜릿의 주원료인 코코아 선물 가격이 최근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화이트데이 대목을 앞둔 초콜릿, 디저트 관련 식품업계는 비상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코코아 가격이 급등한 것일까? 원인은 기후변화! 코코아 원료가 되는 카카오 주산지인 가나 등 서아프리카에 엘니뇨와 병충해가 덮쳐 카카오 생산량이 큰 폭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카카오는 생산량의 70%가 가나, 코트디부아르, 나이지리아, 카메론 등 4개국에서만 공급되는 산지 집중도가 높은 작물인 데다가, 워낙 싼 가격에 공급한 탓에 다른 국가나 다른 사업자들이 카카오 작물 재배 산업에 뛰어들지 않아 다른 글로벌 작물과 달리 대량 생산 체계가 구축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 재배지에 재해가 덮치자, 가격이 폭등한 것이다.

‘기후플레이션’이 불어닥쳤다. ‘기후플레이션’은 ‘기후’와 고물가를 뜻하는 ‘인플레이션’을 합쳐 만든 말로 기후변화로 인해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뜻한다. 특히 지난해부터 역대 최고 수준의 엘리뇨 현상이 올해까지 지속되면서 전 세계 곳곳이 한파와 폭설, 폭염과 폭우, 홍수와 가뭄 등의 극한 이상기후가 발생해 전 세계적으로 쌀과 기름, 커피, 설탕 등 각종 식품 재배에 어려움이 발생해 가격이 치솟고 있다.

기후변화의 악영향을 완화하고 임박한 식량 위기를 피하려면 기후변화의 적응과 탄소중립과 같은 선제적 조치가 시급하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지속가능한 농업 관행으로의 전환, 재생에너지원의 수용 등의 예상적 조치를 통해 우리 다음 세대를 위한 식량의 가용성을 보장해 보다 탄력적인 미래를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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