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의료 중추역할 ‘중형병원’ 잇단 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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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의료 중추역할 ‘중형병원’ 잇단 폐업
  • 오상민 기자
  • 승인 2024.03.1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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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의료 전달체계의 중추 역할을 수행하는 중형 병원들이 물가 상승 등의 이유로 경영난을 호소하며 잇달아 폐업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일이 지나면 규모가 큰 종합 병원도 안심할 수 없는 단계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4일 울산시와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중구에 위치한 A병원이 경영난 등의 사유로 오는 20일까지 운영한 뒤 폐업할 예정이다.

해당 병원은 정형외과의 2명, 신경외과의 1명, 내과의 1명 등 총 6명의 의사가 근무하고 있다. 종합검진센터를 운영 중이며, 특히 응급실도 보유하고 있는 중형 병원이다.

A병원 관계자는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고, 인건비도 상승하면서 더 이상 병원 운영이 어려워 운영을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폐업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14년 동안 남구에서 척추 전문으로 운영하던 B병원도 지난 1월20일자로 폐원했다.

병원 홈페이지에는 ‘내·외부적 상황, 진료 환경 및 경영상의 사유로 폐업하게 됐다’는 안내문을 게시해 둔 상태다.

이와 관련 울산의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인건비나 의료기기 등 물가는 상승하는데 진료 수익으로는 병원 운영에 한계가 있어 지역내 몇몇 병·의원들도 폐업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일부 병·의원들은 매출이 회복되지 않아 직원 수를 줄이고 무급 휴가를 진행하는 등 긴축 경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울산에 위치한 일반 병원은 지난 2019년 42곳에서 14일 현재 34곳으로 5년 만에 8곳이나 줄었다.

병원 폐업이 속출하면서 관련 업계인 약국계도 덩달아 비상인 상황이다. 지역 의료계에서 허리 역할을 담당하는 병원들이 경영난에 시달리면서 울산 의료체계 전반이 흔들린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울산 상급(3차)병원은 울산대학교병원 1곳뿐이어서 환자를 분산시킬 수 있는 중형 병원들의 역할이 막중하기 때문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수요와 공급에 맞춰 폐원하는 병원이 생기면 새로 개원하는 병원도 있다”면서 “울산대병원처럼 권역응급의료센터 등 공공성이 확보된다면 공적 자금 등 지원책을 펼칠 수 있지만 민간 영역에서는 다른 업종에 대한 역차별이 될 수 있어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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