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의대 교수들까지 사직예고, 환자 원성 안들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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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의대 교수들까지 사직예고, 환자 원성 안들리는가
  • 경상일보
  • 승인 2024.03.1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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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해 전공의 집단행동이 한달여동안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 의대교수들까지 사직행렬에 동참할 예정이어서 환자들의 피해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5일 오후 열린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총회에서 16개 대학 의대교수들은 오는 25일부터 집단 사직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총회에는 울산대학교를 포함해 전국 의대 40곳 중 20곳이 참여했다. 앞서 지난 7일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아산병원에서 개최한 긴급총회에서 서울아산병원·울산대병원·강릉아산병원 등 3곳 교수 254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직서 제출을 합의하기도 했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방침에 반발해 약 1만명에 달하는 전공의들이 대거 사직서를 내고 근무지를 이탈한 지 벌써 한 달이다. 의료계가 최근 보이는 행태는 2000년 의약 분업과 2020년 의대 증원 반대 때와 유사하다. 이들은 ‘집단이익’이 걸릴 때마다 똘똘 뭉쳐 극단적인 투쟁을 벌였다. 교수들은 사직서가 수리될 때까지 의료 현장을 지키겠다고 했지만, 이는 사직서가 수리되면 환자를 내팽개치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그러면서 모든 책임은 병원측에 뒤집어 씌우겠다는 것이다.

교수들은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들이 정부가 ‘먼저’ 2000명 의대 증원을 포기할 것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사실상의 ‘집단행동’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비대위 방재승 위원장은 16일 기자회견에서 양측의 양보를 강조하면서도 “정부가 제일 먼저 ‘2000명 증원’을 풀어주셔야 합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 의료 파국을 막기 위해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의사단체들이 반발한 뒤 의대생이나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을 하고, 여기에 교수들도 동참하는 식의 모습은 갈등이 있을 때마다 반복됐던 것들이다.

지난 11일 MBC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9%는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고 했고, 58%는 적정 증원 규모를 ‘2000명 이상’으로 봤다. 이 외의 설문조사에서도 국민들은 모두 의료 개혁에 적극적인 찬성 의사를 밝혔다. 의사단체 인사가 ‘정부는 의사를 이길 수 없다’고 한 말은 이제 깨져야 할 때다. 언제까지나 의사들에게 끌려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의대 교수는 한 때 존경받는 우리 사회 최고 지성인 집단이었다. 그러나 지금처럼 환자와 국민을 저버리고 시대를 읽어내지 못하면 남는 것은 공멸 뿐이다. 국민들의 원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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