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찾은 울산 동구 동울산종합시장. 인도나 도로변 할 것 없이 과일이나 고구마 등의 상품이 진열돼 있다. 시장을 찾은 고객들은 도로변에 불법 주정차를 해 놓는가 하면, 상품을 잔뜩 실은 트럭에서도 한켠에 자리잡고 장사를 하고 있다. 폭이 2m 남짓한 보행로 양쪽에 파라솔을 펴고 좌판을 열어 상인과 행인들이 엉켜있다.
한 상인은 “가게 안에서 장사하는 것보다 야외에 전시하면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생업과 직결되다 보니 도로변까지 나와 장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를 점령한 상인들의 배짱 장사는 동울산종합시장뿐 아니라 대송시장 등 전통시장에서 만연하다. 이 때문에 보행 안전이 위협받는 사례가 속출한다.
실제 지난 15일 동울산종합시장을 지나가던 시각장애인 A씨가 인도에 설치된 매대에 걸려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순간 너무 놀랐고 심장이 두근거려 정신이 없었는데, 상인은 토마토가 다 터졌다며 사가라고 했다”며 “당황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돈을 내고 토마토를 살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지자체 허가 없이 도로에 물건 등을 적치하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대상이지만 지자체에서는 과태료를 부과하기 보단 지도·단속에 그치는 실정이다. 이날도 동구가 시장 불법 적치물에 대한 현장 단속을 벌였지만, 실제로 과태료 부과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없었다.
동구는 불법 적치물 등의 단속을 기간제 인력 등 3명이 진행하고 있는데, 이들이 동구 전역을 맡다보니 집중 단속 및 과태료 부과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동구 관계자는 “단속을 시행하면 상인들이 매대를 정리했다가 단속반이 없어지면 다시 세우길 반복하고 있다”며 “주기적으로 불법 적치물에 대한 현장 단속을 진행해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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