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올해 울산 배꽃 개화 시기는 오는 4월1~3일 사이다. 이는 평년 배꽃 만개기(활짝 피는 시기)인 4월12일보다 10일가량 빠른 것이다.
배꽃이 빨리 피는 이유는 평년 대비 지난 1~2월 기온이 다소 높았던 탓이다. 평년 1월 평균 기온분포는 -1.8~7.4℃, 2월은 -0.3~9.6℃다. 하지만 올해 1월 평균 기온분포는 0.7~8.3℃, 2월은 2.5~10℃를 기록했다.
울산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배꽃이 필 준비를 하는 시기는 겨울철 기온 5℃를 기준으로 온도별 누적 일수를 산출해 계산된다.
높은 기온이 자주 관측될 수록 개화 시기가 앞당겨지는데, 꽃이 빨리 피면 3~4월 중 이상저온이 올 때 냉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만개기 때 꽃이 -1.7℃ 이하 기온에 30분 이상 노출되면 암술이 시꺼멓게 변해 수정 후 정상적인 과일을 맺기 힘들다.
기온 변화가 커도 마찬가지다. 12℃이상 기온이 48~72시간 유지돼야 꽃이 정상적으로 피고 수정 능력을 갖출 수 있게 되는데 일교차가 심할 경우 피해가 불가피하다. 심할 경우 50%가량의 배꽃이 죽고 생산량은 20~40%가량 줄어들 수 있다.
실제로 올해와 비슷한 기온 보였던 지난해 울산은 이상저온으로 총 재배면적 609.4㏊ 중 43.9% 면적에서 냉해 피해를 입었다. 피해 면적은 268.1㏊였다.
여기에 올해는 엘니뇨가 오래 이어지면서 비 소식까지 잦아지는 추세다보니 흑성병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지난 2월에만 내린 비가 105.4㎜, 3월 현재까지 21㎜를 기록했다.
배 과수농가들 사이에서는 “이제 배 농사는 못하겠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농진청에서 과수생육품질관리시스템을 이용해 이상기후 경고 등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고령의 농가들이 이용하기 어렵고 직관적으로 표시되지 않아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 연구센터는 “전국적으로 이상기후에 따른 조기 개화가 우려되고 있다”며 “울산에도 현장에 나가 물을 뿌리거나 불을 지피는 등 기온에 따른 대비, 예방책, 사후 대응책 등을 교육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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