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이른 배꽃개화…꽃샘추위 냉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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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이른 배꽃개화…꽃샘추위 냉해 우려
  • 강민형 기자
  • 승인 2024.03.1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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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이어 올겨울도 평년을 웃도는 기온이 관측되면서 올해 배꽃 개화 시기가 10일가량 빨라질 전망이다. 배꽃이 지난해처럼 이례적으로 빨리 피면 꽃샘추위나 심한 일교차 등에 노출돼 냉해 피해가 우려된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올해 울산 배꽃 개화 시기는 오는 4월1~3일 사이다. 이는 평년 배꽃 만개기(활짝 피는 시기)인 4월12일보다 10일가량 빠른 것이다.

배꽃이 빨리 피는 이유는 평년 대비 지난 1~2월 기온이 다소 높았던 탓이다. 평년 1월 평균 기온분포는 -1.8~7.4℃, 2월은 -0.3~9.6℃다. 하지만 올해 1월 평균 기온분포는 0.7~8.3℃, 2월은 2.5~10℃를 기록했다.

울산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배꽃이 필 준비를 하는 시기는 겨울철 기온 5℃를 기준으로 온도별 누적 일수를 산출해 계산된다.

높은 기온이 자주 관측될 수록 개화 시기가 앞당겨지는데, 꽃이 빨리 피면 3~4월 중 이상저온이 올 때 냉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만개기 때 꽃이 -1.7℃ 이하 기온에 30분 이상 노출되면 암술이 시꺼멓게 변해 수정 후 정상적인 과일을 맺기 힘들다.

기온 변화가 커도 마찬가지다. 12℃이상 기온이 48~72시간 유지돼야 꽃이 정상적으로 피고 수정 능력을 갖출 수 있게 되는데 일교차가 심할 경우 피해가 불가피하다. 심할 경우 50%가량의 배꽃이 죽고 생산량은 20~40%가량 줄어들 수 있다.

실제로 올해와 비슷한 기온 보였던 지난해 울산은 이상저온으로 총 재배면적 609.4㏊ 중 43.9% 면적에서 냉해 피해를 입었다. 피해 면적은 268.1㏊였다.

여기에 올해는 엘니뇨가 오래 이어지면서 비 소식까지 잦아지는 추세다보니 흑성병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지난 2월에만 내린 비가 105.4㎜, 3월 현재까지 21㎜를 기록했다.

배 과수농가들 사이에서는 “이제 배 농사는 못하겠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농진청에서 과수생육품질관리시스템을 이용해 이상기후 경고 등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고령의 농가들이 이용하기 어렵고 직관적으로 표시되지 않아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 연구센터는 “전국적으로 이상기후에 따른 조기 개화가 우려되고 있다”며 “울산에도 현장에 나가 물을 뿌리거나 불을 지피는 등 기온에 따른 대비, 예방책, 사후 대응책 등을 교육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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