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인구감소는 고부가가치 강소기업 육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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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인구감소는 고부가가치 강소기업 육성으로
  • 경상일보
  • 승인 2024.03.2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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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문 한국동서발전 사장

K컬처로 세계의 주목을 받아왔던 대한민국이 새로운 세계 최고를 매년 갱신하고 있는 분야가 있다. 전쟁이나 대규모 전염병 속에서도 나오지 않을 극단적 저출생률이 그 주인공인데, 얼마까지 내려갈지가 세계 인구학자들로부터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세계 1호 인구소멸국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고, 14세기 유럽을 휩쓸었던 흑사병 때보다 더 빠르게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이러한 보도는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 뉴욕타임즈나 영국 BBC 같은 해외 언론들에게서 나오고 있다.

지난해 전국의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는 출산율이 0.65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0.6명 대가 나왔고, 이 추세대로 가면 올해 전체 출산율은 0.6명 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출산율 문제가 나올 때마다 재앙이라는 표현이 나오고, 지난 15년간 200조 이상을 투자했다고 하지만 당국은 이 추세를 꺾거나 완화시킬 만한 유효한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울산은 합계출산율 0.81명으로 전국 17개의 광역시·도 중 중간순위를 기록했다. 나름 선방한 것처럼 보이지만, 총 전입인구에서 총 전출인구를 뺀 인구순이동이 2015년 이후 계속 전국 최고 수치의 마이너스를 기록해 인구감소가 심각한 실정이다. 2015년 11월 120만640명으로 최고점을 찍은 울산시 인구가 2024년 1월 현재 112만7553명이다. 다만 작년 8월 112만6214명으로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외국인 인구 유입 영향으로 조금이나마 증가한 것은 긍정적이다.

한편 인구 고령화도 가속되고 있다. 2024년 2월 기준, 울산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16.1%로 2030년이면 24.4%를 넘어서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산업도시 울산은 항상 일자리를 찾아 모여드는 청년들로 가득한 ‘젊은 도시’였지만 이제는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노화가 진행되고 있는 도시가 되었다.

이러한 울산의 인구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 대한민국의 현재를 견인한 산업도시 울산은 어떻게 해야 계속 발전하는 젊은 도시가 될 수 있을까? 아니 현재 진행되는 바와 같이 외국에서 인력을 데려와 울산의 산업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필자가 생각하는 결론은 ‘그것은 아닐 것이다’이다. 우리 울산의 청년들이 울산에서 일자리를 얻지 못해 타지로 떠나고 있다. 아울러 정년퇴직으로 급격히 산업현장에서 이탈하고 있는 젊은 노인들도 아직은 팔팔하고, 일을 더하고 싶은 의욕에 가득 차 있다. 이러한 사람들이 지천인데 외국인들을 도입해 일자리를 채운다는 것은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물론 우리나라 사람들은 임금이 적다는 이유로, 또 일이 힘들다는 이유로 그러한 일을 하려고 하지 않으니 어쩔 수 없다는 말을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맞는 말이다. 그렇지만 사회 전체의 입장에서는, 또는 정책당국의 입장에서는 아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자리가 없어 울산을 떠나고, 애들을 낳지 않고 있는데 이민청을 설립해 외국인을 공급하려는 정책이 타당성이 있는가? 우리나라의 청년들과 젊은 노인들이 취업하고자 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제공해야 한다.

문제는 ‘어떻게’다. 현재 대한민국을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만든 울산의 주력 산업은 중화학공업이다. 대규모의 자본과 고강도 노동이 결합한 대기업과 이들과 수직계열화한 하청기업으로 그동안 많은 성공을 거두어 왔다. 그러나 더 이상 이러한 구조로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어렵고, 따라서 고임금을 지급하기 어렵다.

이제는 울산 산업의 체질을 바꾸어 나가야 한다. 단순 노동이 아니라 지식이 필요한, 그 지식을 이용해 더 높은 가치를 만들어 내는 지식기반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래서 울산의 청년 인재들과 경험 많은 젊은 노인들을 고용할 수 있는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울산시의 치밀한 전략과 중앙부처의 재력을 끌어들여 철강, 자동차, 화학, 에너지 등과 관련한 소재부품산업 등 세계에 진출할 강소기업들을 만들어 가야한다. 수직계열화 되지 않고 서로 협력하는 이차전지 특화단지가 그 한 예가 될 것이다.

김영문 한국동서발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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