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호계역 아트전시관을 전국적인 핫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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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호계역 아트전시관을 전국적인 핫플로
  • 경상일보
  • 승인 2024.03.2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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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천동 북구청장

동해남부선이 폐선되기 전 북구민을 대상으로 폐선 부지 활용 방안을 물었더니 폐역되는 호계역사(驛舍)를 시민 휴식공간이나 전시관으로 만들자는 의견이 많았다. 주민들은 호계역의 역사(歷史)를 이어가면서도 오랫동안 철도로 인해 단절됐던 도심을 연결해 주는 기능을 원하고 있었다.

지난해 말 북구 호계지역이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사업에 선정돼 호계역 일원에 문화공간인 문화스테이션(아트전시관)을 지을 수 있게 되면서 이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이탈리아 로마와 피렌체, 프랑스 파리, 스페인 빌바오. 이들 도시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 도시를 가본 사람들은 곧바로 무언가가 생각났을 것이고 가보지 않았더라도 그곳이 왜 유명한지는 대충 떠오른다.

이들 도시에는 전세계가 부러워하는 미술관이 있다.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명화와 독특하고 아름다운 건축물을 보려고 전세계 관광객이 몰려든다. 미술관 앞 광장은 물론이고 인근 카페와 식당, 기념품 가게 등은 손님으로 가득하다. 많은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이 곳을 모두가 부러워한다.

유럽의 많은 도시들에는 오랜 역사를 가진 이런 미술관이 존재하고 이들은 도시의 랜드마크 역할을 한다.

제주도 본태박물관과 제주추사관은 유명 건축가의 설계 덕분에 더 유명해진 곳이다. 전통공예 작품과 현대미술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본태박물관은 전시 작품 또한 훌륭하지만 건축가 안도다다오의 설계로 지어진 건축물이 더 눈길을 끈다. 제주추사관 추사 김정희의 유배지 옆에 만들어진 기념관으로, 건축가 승효상이 설계해 한 번 더 눈여겨 보게 되는 곳이다.

지난 2021년부터 전국 미술관과 박물관 등에서 열린 이건희 컬렉션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았다. 전시가 열리는 전시관마다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 100만 명에 가까운 관람객을 끌어모았다.

울산도 예외가 아니었다. 지난해 2월부터 5월까지 약 4개월 동안 울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전시에는 10만명 정도가 찾았다. 자연스럽게 미술관 인근 지역을 방문하는 사람들도 늘어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필자도 전시 기간 미술관을 찾았는데, 현대 유명 미술작품을 찬찬히 둘러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우리 울산의 문화산업 기반을 살펴보면 안타까운 점이 많다. 전국 특·광역시 등록미술관 현황에 따르면 서울이 46곳, 부산이 8곳, 대구가 4곳, 인천이 5곳, 광주가 14곳, 대전이 5곳인데 울산은 1곳에 불과하다. 우리 구의 문화 인프라 또한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미술관은 그렇다 치고 이렇다 할 박물관이나 전시관이 하나도 없다. 문화 향유 기회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젊은 층의 인구는 늘어나고 있지만 그에 걸맞은 문화 인프라는 부족한 것이다.

최근 아트전시관 건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 보고회가 있었다.

이번 보고회에서는 용역사의 건립 및 운영계획 제안이 있었고, 우리 구는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전시관 형태와 전시 내용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유명 건축가가 건축물을 설계한다거나 국내외를 대표하는 명화를 전시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미디어 콘텐츠를 중심으로 회화나 인공지능이 그려낸 작품도 선보이면 전시관 일대가 북적이지 않을까.

북구에도 우리 지역을 대표할 만한 전시관이 필요하다. 폐선 부지와 옛 호계역사에 만들어지는 아트전시관이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손잡고 작품을 관람하고, 인근 폐선 부지에 조성된 도시숲인 ‘울산숲’을 거닐며 인근 카페나 식당을 가득 메운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리기만 해도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울산 북구 호계지역이 전국 핫플로 유명해질 날이 머지않았음을 필자는 알고 있다.

박천동 북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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