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실리 없는 이름뿐인 ‘알프스 관광단지’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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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실리 없는 이름뿐인 ‘알프스 관광단지’ 될 수도
  • 경상일보
  • 승인 2024.03.2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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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28일 울주군 조일리 ‘울산 알프스 관광단지’를 관광단지로 지정 고시했다. 사업 시행자인 우신레저는 150만㎡ 부지에 사업비 5578억원을 투입해 숙박시설 700실, 수목원·야영장 등 휴양문화시설, 언양불고기타운, 스파·워터파크, 골프장(18홀) 등 다양한 시설을 2027년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관광단지는 관광객의 다양한 관광과 휴양을 위해 각종 관광시설을 종합적으로 개발한 관광거점지역을 말하는데, 지난 2023년 6월 기준으로 전국에 49곳이 지정돼 있다. 울산의 경우 현재 강동관광단지가 맨 먼저 지정고시됐고, 조만간 컴패니언(주)가 제안한 울산 해양관광단지도 관광단지 지정을 앞두고 있다. 이렇게 보면 울산은 해안에 2개의 관광단지가 만들어지고 산악지대에 1개의 관광단지가 만들어지게 된다.

울산 알프스 관광단지 조성은 상대적으로 관광기반이 부족한 서부권에 숙박시설과 다양한 휴양·운동·오락 기능을 지닌 대규모 관광시설이 도입된다는 측면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 관광단지가 완공되면 지역균형발전이 촉진될 뿐만 아니라 영남알프스 일원 산악관광과 연계한 체류형 관광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이와 관련, “사업대상지는 고속도로 등 광역교통 접근성이 우수해 밀양, 양산, 경주 등 외래 관광객의 방문 증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울산 알프스 관광단지는 울산 땅에 있지만 사실상 양산과 울산의 경계에 위치해, 관광객들이 과연 울산에서 소비를 할 지는 알 수 없는 상태다. 우신레저 측은 이 관광단지가 들어서면 울산 뿐만 아니라 부산, 양산, 경주, 서울, 함양에서 오는 관광객까지 끌어들일 수 있다고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많은 관광객들이 사통팔달의 교통로를 통해 빠져나갈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울산 서부권은 부산, 경주 등에 비해 관광자원이 많지 않아 관광객들이 관광단지 내에서 시설이용 및 숙식만 하고 통도사를 경유한 뒤 경주, 부산 등 유명 관광지로 빠져나갈 공산이 높다.

울산 알프스 관광단지가 실질적으로 울산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울산시와 울주군이 관광객들의 소비를 유발하는 각종 기반시설을 지금부터라도 만들어야 한다. 특히 세계유산 등록을 앞두고 있는 반구대 암각화 산책로를 최고의 명품길로 만들고, 언양시내 불고기식당의 구태의연한 서비스를 대폭 개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울산 알프스 관광단지’는 그야말로 경제적인 실리가 없는, 이름 뿐인 ‘알프스 단지’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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