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의 더불어나무(27)]울주 방말마을 살구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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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의 더불어나무(27)]울주 방말마을 살구나무
  • 경상일보
  • 승인 2024.04.0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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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 울산시 환경정책과 주무관

몇 년 전, 울주군 두서면 서하리 방말마을 언덕에 서어나무 노거수를 보러 갔다가 큰 살구나무꽃을 보았던 기억이 났다. 3월 마지막 주말 아침 살구나무를 찾아갔다. 크고 둥근 나무 위로 흰 꽃을 피워 마을 입구에서부터 날보란 듯이 손짓하고 있었다.

4월에 꽃이 피는데 바쁘게 꽃을 낸 살구나무는 마을 경로당 남쪽 주택가(방말길 23-1)로 들어가는 오르막길 오른편에 자리하고 있었다. 가슴높이 둘레 185cm, 키도 8m나 된다. 수령은 정확하지 않으나 생태적 특성을 고려하면 대략 80년 전후가 될 것으로 짐작된다. 수피가 뒤틀린 모습이나 상처가 나 아문 정도로 보아 나무가 겪은 세월을 짐작게 한다.

주변에 비슷한 크기의 나무가 몇 그루 더 있다. 방말길 23-1 주택 마당 안에 있는 나무는 이제 막 꽃을 피워내고 있었다. 비스듬하게 누워 자란다. 한번 넘어진 모양이다. 나무 위쪽 줄기에 가로등이 달려있다. 또 베어낸 큰 가지가 썩어 들어가면서 버섯이 핀 흔적들도 있다. 가슴높이 둘레는 164cm, 키는 6.5m 정도 된다.

또 다른 살구나무는 서하리654 번지에 있다. 꽃이 막 피기 시작했다. 근처 나무들과 크기도 비슷한 175cm, 키도 7.5m다. 그 외에도 마을 담장이나 밭둑에 크고 작은 살구나무들이 여기저기 꽃을 피워내고 있다.

장미과 벚나무속인 살구나무는 연분홍 꽃을 피워낸다. 매화꽃과 흡사하다. 살구나무는 자줏빛 꽃받침이 뒤로 젖혀진 데 반해 매화는 꽃잎을 받치고 있는 점이 다르다. 개고기를 먹고 체했을 때 해독하는 작용이 있다고 해 살구(殺狗)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 있다. 4월에 꽃이 피고 6월 말에서 7월 초 주황색 열매를 수확한다. 열매는 식용하고 씨는 약으로 사용한다.

씨앗 전쟁의 시대에 살고 있다. 오래된 토종 씨앗의 소중함이 높아가고 있다. 우리 곁에 있는 오래된 유실수들은 미래를 위한 소중한 생명 자원들이다.

윤석 울산시 환경정책과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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