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다운 집으로]생계곤란 겪는 유하·유준이네, 9년만에 모인 가족 이사비도 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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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다운 집으로]생계곤란 겪는 유하·유준이네, 9년만에 모인 가족 이사비도 빠듯
  • 정혜윤 기자
  • 승인 2024.04.05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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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하 남매의 현재 주거지는 열악한 편이며 작은 방에는 각종 짐이 쌓여 창고처럼 사용하고 있다.

유하(가명·11)와 남동생 유준이(가명·10)는 최근 9년 만에 부모님과 함께 살게 됐다.

유하의 엄마는 결혼하고 얼마 되지 않아 교통사고를 당했다. 이후 허리와 다리 통증 후유증으로 일을 하지 못하게 된 상황에서 유하와 유준이를 출산했다.

아빠도 당뇨로 안정적인 근로활동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경제적 어려움이 지속되자 엄마는 점차 술에 의존하게 됐다.

더 이상 남매를 제대로 양육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외할머니가 지난 2015년 유하·유준이 남매를 데려와 양육했다.

연이은 불안정한 양육 환경에서 유하 남매는 눈치를 많이 보고, 감정 표현도 잘 하지 못하는 등 위축된 모습을 많이 보였다.

외할머니는 고령의 나이에도 유하 남매를 양육하기 위해 애를 많이 썼지만 지난해 1월 돌연 당뇨로 인한 급성 쇼크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외할머니는 다행히 의식을 찾았으나 거동 불편으로 요양병원에서 생활하게 돼 남매의 양육은 어려워졌다.

이에 유하 남매는 지난해 2월부터 가정위탁보호사업을 통해 일반 가정위탁세대에서 자라게 됐다.

남매는 1년간 위탁가정에서 건강하고 안전하게 성장했다. 유하는 위탁 부모님의 지지를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고, 파티쉐라는 꿈을 키워가고 있다.

그동안 부모님도 남매와 함께 안정적으로 생활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위탁가정의 협조와 도움으로 원가정 복귀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참여해 가족관계를 천천히 회복했다. 엄마는 알코올 치료 약물 복용과 심리상담을 병행하며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 4개월 이상 단주하고 있다. 아빠는 당뇨로 장시간 근로가 어려워 비교적 근로시간이 자율적인 택시운전을 통해 소득을 마련하고 있다.

부모님의 긍정적인 변화로 최근 남매의 가정 복귀가 이뤄졌다. 그러나 아빠의 소득만으로 4인가구가 생활하게 되면서 다시금 경제적 부담과 마주하게 됐다.

남매의 주거지는 오래된 주택의 1층이다. 큰 방은 2인 가구가 겨우 생활할 수준이며 작은 방에는 각종 짐이 쌓여 창고처럼 사용하고 있다.

남매가 성별이 다르고 초등학교 고학년이라 독립된 공간이 필요한 상황이며, 앞으로 아동들의 상급학교 진학 등을 고려하면 주거 이전이 절실한 상황이다.

남매의 부모님은 아동들과 함께할 안정적인 주거환경 마련을 위해 LH 전세임대사업에 다자녀 유형으로 신청해 선정됐다.

새롭게 알아본 주거지는 방 3칸의 다가구 연립 주택으로 일부 리모델링이 돼 쾌적한 편이다. 유하네는 빠듯한 살림이지만 꾸준히 돈을 모아 전세보증금의 2% 본인부담금은 겨우 마련했다. 하지만 그 외의 이사비와 필수 가전 및 가구 구입 비용을 마련하기 막막한 상황이다.

유하네 부모님은 남매를 위한 공간을 마련했을 뿐 아이들을 위한 가구나 침구도 사줄 수 없는 현실에 미안해 하고 있다.

그런 부모님의 마음을 아는 유하는 “엄마 아빠랑 함께 사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요”라고 부모님을 위로하고 있지만, 안전한 주거환경에서 유하네가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

※울산지역 주거빈곤아동 주거비 지원 문의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울산지역본부(275·3456) 전화 혹은 QR코드로 접속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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