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우의 新우시산국(4)]K-전래놀이의 부활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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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우의 新우시산국(4)]K-전래놀이의 부활을 꿈꾸며
  • 경상일보
  • 승인 2024.04.0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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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우 전 UBC 울산방송 보도국 선임기자·다루미디어 대표

지난해 11월 울산 남구의 한 체육관에서는 아주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전국 최초로 마련된 K-전래놀이 체육대회였다. 가족이나 친구끼리 팀을 이뤄 숫자가 적힌 사각형판에 작은 주머니를 던지고 깨금발로 다시 돌아오는 일명 ‘땅따먹기’로 알려진 사방치기 놀이는 예부터 우리나라에 전해져 오는 민속놀이다.

달팽이집 놀이 대회도 열렸다. 여러 명이 편을 나누어, 가위, 바위, 보를 해서 이긴 편은 바깥에서 안으로, 진 편은 안에서 바깥으로 동시에 달려 나간다. 내국인뿐만 아니라 다문화 가정 주부와 아이들이 함께 참가한 이 행사는 화합과 친목의 장이었다.

K-전래놀이 체육대회를 구경하면서 문득 지난 2022년 10월에 발생한 서울 이태원 참사가 떠올랐다. 사망 159명, 부상 196명. 대부분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이다. 누가 이 청춘들을 죽음의 골짜기로 내몰았단 말인가? 참으로 어이가 없고 통탄할 일이다. 이태원은 한국의 젊은 층이 핼러윈 축제 장소로 선호하던 장소였다. 핼러윈 데이는 상업주의에 편승한 마케팅에 활용되면서 마치 비공식 기념일처럼 젊은이들 사이에 만연돼 왔다. 어린 시절부터 아무런 제약 없이 서양 귀신놀이를 즐기다보니 청년이 되어서도 마치 전통 놀이처럼 생각한 것은 아닐까?

▲ 지난해 11월 울산 남구 대현체육관에서 열렸던  제1회 울산 K-전래놀이 체육대회 기념 촬영 장면.
▲ 지난해 11월 울산 남구 대현체육관에서 열렸던 제1회 울산 K-전래놀이 체육대회 기념 촬영 장면.

제기차기, 윷놀이, 팽이치기와 같은 고유의 전래놀이는 어느덧 명절에만 그것도 놀이공원에서 잠시 즐기는 놀이로 변질됐다. 빼빼로데이, 발렌타인데이, 블랙데이, 핼러윈 데이…자본에 점령당한 상업주의 문화가 확산되면서 미래 세대인 젊은이들로부터 조상 대대로 지켜온 전래 놀이를 앗아간 것이다

K팝, K드라마, 오징어 게임 등의 영향으로 한류 열풍이 전 세계 젊은이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이런데도 정작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핼러윈 축제에 흠뻑 빠져 있는 역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까?

이것은 전통 놀이를 계승하고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결여된데서 온 만큼 기성세대는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한 국가의 전통은 그 나라의 자랑이며 소중한 자산이다. 전래놀이는 선조들의 손때가 묻은 유산을 후손들에게 물려주어 민족의 정통성과 문화의 주체성을 확립시켜주는 밑거름이다. 제2의 이태원 참사를 막기위해서라도 국가 차원에서 K-전래 놀이를 부활시키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달우 전 UBC 울산방송 보도국 선임기자·다루미디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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