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헤어짐 그리고 새로운 만남
상태바
[기고]헤어짐 그리고 새로운 만남
  • 경상일보
  • 승인 2024.04.10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병환 울산 대현초등학교 배움터지킴이

‘헤어짐은 만남의 시작’이라고 했듯이, 필자는 3곳의 초등학교에서 배움터지킴이 자원봉사자로 근무하면서 학생들과 좀 더 친밀감 있게, 그리고 많은 관심과 유심히 관찰하는 것을 생활신조로 삼았다. 전교생의 이름을 불러 주는 것이 나의 희망 사항이었다.

그래서 동평초등학교 배움터지킴이 근무 당시 학생 대다수 이름을 불러주어 학부모님들로부터 칭찬을 받을 때가 종종 있었다. 배움터지킴이 자원봉사자로 인정을 받아 5년간 근무하게 된 동기라 생각한다.

지금은 대현초등학교 배움터지킴이 자원봉사자로 3년째 근무 중이다. 매일 학교 교문 앞에서 교통 지도할 때 등교, 하교하는 많은 학생들에게 “너 몇 학년이니? 이름은 뭐니?”라며 인사를 건넨다. 그러면 학생은 똘망똘망한 목소리로 “제 이름은 ○○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렇게 학생들과 안전 확인을 겸한 인사를 나누면서 이름을 하나둘씩 외우게 됐다. 평소 메모장에 기록하는 습관을 지니다 보니 차츰차츰 이름 불러주는 학생이 늘어났다. 이제는 인사를 먼저 건네면 학생들도 살갑게 다가온다. “안녕하십니까? 지킴이 선생님!”이라고.

대현초 전체 학생 수가 1000여 명이 된다. 내가 학년별 이름을 메모한 학생은 800여 명 쯤 되며 이 가운데 실제로 이름 불러주는 학생 수는 500여 명 정도 된다.

그렇다 보니, 교통지도 하고 있을 때 학부모와 일부 교직원분께서 저를 유심히 바라보면서 “어떻게 많은 학생 이름을 알고 계세요?”하고 궁금해하고 신기해하신다. 그럴 때마다 나는 주저없이 “학생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가려다 보니 자연스럽게 외우게 됐어요”라고 말한다. 물론 많은 학생 이름을 외우기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름을 기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거니와 무엇이든지 잘 외우는 것도 나의 복이라 할 수 있다.

그렇게 학생들에게 살갑게 대하다 보니 이제는 길 건너편에 있는 야음중학교 남·여 학생들도 방문해 “지킴이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인사하러 오는 경우도 가끔 볼 수 있다. 그럴 때마다 기록해 둔 학생 명단을 보여주면서 함께 웃기도 하고 기억해 둔 거, 메모장을 보면서 추억을 간직하게 된다.

학교 근무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은 동평초등학교 3년 근무기간인 지난 2017년 10월20일 울산지방경찰청장으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던 일이다. 교직원과 학교 임원분이 모인 가운데 교장실에서 시상식을 했기에 더욱 감명 깊었다. 당시 경상일보를 비롯해 울산지역 신문에는 ‘알루미늄 막대기를 들고 교내에 침입해 행패를 부린 50대 남성을 제지하고 검거하는데 기여한 공로로 동평초 배움터지킴이 김병환씨에게 감사장을 수여했다’는 내용의 글과 사진이 실렸다.

매년 가정의 달에 많은 학생들로부터 감사의 편지, 내용을 읽어 보면서 ‘내가 잘하고 있구나’ 하며 스스로에게 위안을 받는다. 어린이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무리가 될 수 없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2013년 12월 11일 학교 안전지도사 1급 자격을 취득했다. 이 모든 것이 노력의 대가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배움터 지킴이 자원봉사자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지킴이 역할에 한치의 부끄럼 없이 더욱더 노력하는 자원봉사자가 되겠다고 다짐해 본다.

김병환 울산 대현초등학교 배움터지킴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 곳곳 버려진 차량에 예산·행정 낭비
  • [지역민도 찾지 않는 울산의 역사·문화명소]울산 유일 보물 지정 불상인데…
  • 확 풀린 GB규제…울산 수혜 기대감
  • 울산 앞바다 ‘가자미·아귀’ 다 어디갔나
  • [기고]울산의 랜드마크!
  • 이재명 대표에서 달려든 남성, 사복경찰에게 제압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