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시각]울산 역사·문화 명소를 관광자원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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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시각]울산 역사·문화 명소를 관광자원화하자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4.04.1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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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형석 사회문화부 부장대우

본보는 올해 2월부터 ‘지역민도 찾지 않는 울산의 역사·문화명소’라는 이름으로 기획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다. 울산 5개 구·군에 조성된 역사·문화유적지나 시설, 기념관 등 중에서 시민들에게 외면받거나 잊혀지고 있는 곳을 찾아 운영 현황 등 실태를 알아보고, 주민 휴식처이자 다양한 연령의 관람객이 고루 찾는 역사·문화공간으로 나아가기 위한 방향을 모색 중이다.

중구 외솔기념관을 시작으로 남구 처용암, 북구 기박산성 의병역사공원, 남구 충숙공이예홍보관, 중구 고복수음악관, 울주군 이이벌 역사문화관, 중구 수운 최제우 유허지까지 총 7곳의 역사·문화 명소를 찾았는데 대부분이 시민들의 외면 속에서 잊혀진 공간이 되고 있었다.

필자가 찾은 울주군 상북면 ‘이이벌 역사문화관’은 그 대표적 사례 중 하나다. 옛 상북면사무소를 리모델링해 2021년 12월부터 상북면의 옛 지명(이이벌)을 따 ‘이이벌 역사문화관’으로 운영해오고 있으나 지역민조차 모르는 역사·문화공간이 된 지 오래다. 이 곳의 역사적 가치 등을 감안하면 안타까움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옛 상북면사무소 건물은 일제강점기 시절인 1932년에 건립된 한식 와가(瓦家)에 일식 목조건축 양식이 절충된 형태로 일제시대 목조 관공서 건축의 구조와 형식을 잘 보여주는 건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상북면사무소 건축 당시 울산에는 이러한 유형의 건축물이 여러 동 있었으나, 현재까지 남아 있는 것은 이 건물이 유일한 것으로 전해져 그 역사적 가치가 더 크다. 실제 이 건물은 2004년에 문화재청의 국가등록문화재(102호)로 등록됐으며, 울기등대·남창역사·삼호교 등과 함께 근대문화유산으로도 등록됐다.

하지만 이 곳은 평일 낮에도 문이 닫혀있고, 상주 인력도 없다. 방문하기 위해서는 상북면행정복지센터를 통해야만 가능하다. 역사문화관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다. 타 지자체가 근대문화유산 건축물이나 거리를 활용해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대전시는 근대문화유산인 ‘철도관사마을’을 대전의 대표 문화관광중심지로 육성하고 있고, 전북 군산시는 고군산군도와 월명동 일대 근대문화유산을 탐방할 수 있는 관광상품을, 충남 논산시도 강경의 근대역사 문화를 재현하고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관광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등 지자체 마다 근대문화유산의 관광자원화에 힘을 쏟고 있다.

지역의 한 역사·문화 관련 학자는 “재작년에 울산 지역 역사문화유적지 203곳을 다녔는데, 다닐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잘 알려지지 않은 좋은 곳이 많다는 것이다. 관광객들, 특히 울산 시민들이 찾기 쉽도록 관광자원화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울산시는 올해 초 ‘굴뚝 없는 산업’인 문화·관광분야를 역점사업으로 꼽고 이 분야에 투자를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새로운 시설 조성과 투자, 벤치마킹도 좋지만 ‘옛 상북면사무소’ 건물 등 방치되고 있는 지역의 역사·문화명소를 재정비하고 홍보를 강화하는 한편, 이들 시설을 활용한 관광코스 개발 등 관광자원화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차형석 사회문화부 부장대우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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