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사라지는 문화사랑방, 동네서점 지원책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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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사라지는 문화사랑방, 동네서점 지원책 필요하다
  • 경상일보
  • 승인 2024.04.1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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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문화사랑방’ 역할을 해 오던 동네서점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인터넷 서점과 전자책 시장 활성화에다 대형 서점의 진출 등의 복합적 요인이 맞물리면서 동네서점이 속속 문을 닫고 있다. 최근 10년 새 울산지역 동네서점 감소율은 37.2%로 특·광역시 중 최고를 기록했다. 그런데도 울산시와 시교육청의 지역서점 활성화 조례는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울산시와 시교육청 등은 ‘지역 서점 활성화 조례’ 제정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동네서점 지원 방안에 나서야 할 것이다.

울산시와 서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10곳에 달하는 지역 향토서점은 지난해 69곳으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편리한 배송과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인터넷 서점이 향토서점 수요층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고, 독서 인구 감소로 매출이 줄면서 동네서점이 소멸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 서점 활성화 조례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서점업계의 목소리가 높다.

시는 지난 2022년 지역 서점의 영업 활동을 촉진하고 지역문화 공간으로서의 성장을 도모하고자 ‘울산시 지역서점 활성화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시는 이 조례에 지역서점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3년마다 ‘지역 서점 지원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규정했다. 서점 지원사업에는 지역서점의 경영 및 창업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와 올해 울산시의 사업 예산은 편성되지 않았다. 또 지역 소규모 서점을 살릴 대책으로 도입한 ‘지역 서점’ 인증을 받은 70곳 중 공공기관 납품 절차 수행 역량이 없는 곳도 일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교육청도 비슷한 취지 아래 2021년 ‘독서 문화 진흥을 위한 지역 서점 활성화 조례’를 제정해 시행 중이다. 이 조례에도 독서 문화 진흥을 위해 지역서점과의 협력을 통한 지역서점 활성화 추진계획을 수립·시행할 수 있다고 명시해 놓고 있다. 하지만 시교육청의 지역서점 활성화 추진계획은 학교별로 도서 구입 시 ‘지역서점’에서 우선 구매할 것을 권고하는 선에서 그치고 있다.

최근 동네서점의 부활을 꿈꾸며 소규모 서점들이 힘을 합쳐 설립해 운영해 오던 울산서점협동조합이 10년만에 해산 절차를 밟았다고 한다. 향토 서점이 사라지면 지역의 문화사랑방도 함께 사라지는 것이다. 시와 교육청은 지역서점 인증제 지원을 확대하고, 고사위기에 처한 향토 서점에 대한 지원 대책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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