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이번이 기회’vs‘기존 이용자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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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이번이 기회’vs‘기존 이용자 차별’
  • 오상민 기자
  • 승인 2024.04.16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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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상민 사회문화부 기자

지난 11일 울산 동구국민체육센터 수영장을 이용하고 있던 회원들이 동구청에 항의하기 위해 방문했다. 기존 수영 강좌반 11개를 폐강하고 초·중·고급반 등 기초반 11개를 신설하겠다는 동구의 공지를 받고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동구는 기초반 신설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수영 강좌 중 13%만 중·고급반 등 기초반이고 87%가 상급자반이며, 최근 5년 동안 국민체육센터에 수영 초급반 신설은 없었다는 것이다.

3개의 초급반이 개설됐다는 회원들의 반문도 일리가 있다. 이 시기 동안 6개월 기간 코스인 진도반 3개가 운영됐고 진도반은 초급반부터 시작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동구는 진도반의 경우 선착순제가 아닌 기존 회원에게 우선 예약권이 있으니 성격이 다르다는 시각이다. 100% 선착순·예약제인 기존 반과 같은 성격의 초급반 개설은 사실상 없었다는 설명이다. 또 공정성을 위해 앞으로 진도반 개설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동구에는 동구국민체육센터 외에 한마음회관이나 동·서부회관 등 수영장 시설이 있었다. 하지만 각각의 이유로 공사 중이거나 폐쇄되면서 이제 동구 내 수영장은 국민체육센터 한 곳뿐인 상태다. 자연스럽게 초보 수영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줄었고 수영장을 이용하고 싶은 주민은 동구국민체육센터로 몰렸다. 이에 ‘인터넷 예약이 어려운 노년층은 어떻게 하냐’ ‘초보자도 수영하고 싶다’는 등의 민원이 잇따랐다.

동구는 반발이 심하더라도 이번에 초급반을 신설해 ‘공공체육시설’, 즉 많은 구민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만들겠다는 의지다.

기존 이용자들의 심정도 납득된다. 직장인이라면 오전 6~7시 같은 출근 전 시간 등 아침·저녁 시간대 운동 수요가 높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시간대의 수년간 이어온 기존반을 폐강하면서까지 기초반을 신설한다고 하니 반발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나마 공공체육시설로 전환되는 동부회관의 수영장은 내년에는 운영할 수 있을 예정으로 수영 수요가 일부 분산될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위치다. 동부회관은 남목권으로, 방어·화정 주민들이 동구 중심부에 있는 국민체육센터가 아닌 동부회관으로 옮기는 일은 만무할 것이다. 울산대학교로 소유가 이전된 한마음회관 수영장 역시 추후 적자 경영을 감수하면서까지 수영장을 존치시킬지는 더 지켜볼 일이다.

이 때문에 이번 수영 강좌 문제가 더 예민한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계기야 어찌됐든 동구는 동구체육회와 함께 수영 초심자를 유치하면서, 기존 이용자들의 반발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오상민 사회문화부 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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