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도시발전의 발판, 보행자 중심 거리
상태바
[기고]도시발전의 발판, 보행자 중심 거리
  • 경상일보
  • 승인 2024.04.19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연걸 울산 남구청 도시창조과장

거리란 무엇일까. 단순하게 생각하면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가장 많이 걷는 길일 것이다. 학교를 가기 위해, 출근을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거리를 접하면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는 수많은 도시가 있고 나름의 색깔과 특색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소중히 여기며 사랑하는 광장, 공원, 거리 등 정말 다양한 공공의 공간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도시의 발전을 이끌어 내고 시민들이 생기를 느낄 수 있는 건 거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왜냐하면 시민들은 이동 통로인 거리에서 만나 사회적인 상호작용과 소통을 통해 도시의 경제, 사회, 문화,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발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유명한 도시를 살펴보면 가로망과 보행자 중심의 거리가 잘 조성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도시들도 몇 해 전부터 거리에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하며,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사람 중심의 거리였지만 교통수단이 발달하면서 사람보다는 자동차 중심의 거리로 변화했다. 그러나, 다시 예전처럼 보행자 중심의 거리로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서울시에서 조성한 청계천, 서울로7017, 경의선 숲길, 세종로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리고, 전국의 각 지역에서도 보행자 중심의 특화거리 조성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그 지역만의 특색을 담은 지역을 대표하는 ‘누구나 걷고 싶은 찾고 싶은 거리’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울산 남구는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가는 산업수도의 중심지로서 급격한 도시화가 이뤄졌다. 과거 산업단지에서 생산된 제품의 수송을 위한 자동차 중심의 가로망이 조성됐지만 현재는 도시 외곽으로 물류수송을 위한 도로가 개통되고 도심의 거리는 보행자 중심의 편안한 거리, 테마가 있는 거리들이 조성되고 있다.

현대백화점 주변에 조성된 삼산디자인거리, 울산대학교 인근에 조성된 바보사거리 디자인거리, 뉴코아아울렛에서 남울산우체국까지 이어지는 왕생이길이 대표적이다. 사람들이 걷기 불편한 거리들을 보행하기 편한 거리로 조성해서 낮에는 도심 속 산책로가 되고, 밤에는 화려한 조명으로 아름다운 밤거리를 연출하며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또 삼호곱창거리, 철새거리, 공업탑1967 특화거리 등 특색 있는 거리도 조성해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와 같은 도심 내 보행자 중심의 거리 조성은 유동인구의 증가로 주변 상권 활성화에 영향을 주고 기존과 다른 새로운 모습의 도시 성장을 유도하고 있다.

최근 울산을 찾는 관광객과 방문객들이 머무는 호텔과 다양한 음식점들이 밀집한 중심 상업지인 삼산동 롯데백화점 뒤편에 위치한 왕리단길 사거리에 조형물을 설치할 예정이다. 조선시대 울산 염전 4곳 중의 하나인 삼산염전에서 백염(白鹽)을 생산했다는 기록을 토대로 소금을 테마로 한 보행자 중심의 거리 조성을 검토하고 있다.

이곳을 자주 찾는 시민들과 상인들에게는 정말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삼산동은 이처럼 도심에 조성된 보행자 중심의 걷고 싶은 거리로 도시 발전의 발판이 되고 있다. 자동차 중심의 도시공간을 보행자 중심 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시민들에게 더욱 안전하고 쾌적한 가로환경을 제공하고,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뿐만 아니라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 줄 것이다.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매일 걷고 있는 이 길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행자들이 보다 안전하고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보행자 중심의 거리가 울산 지역 곳곳에 더 많이 조성되길 기대해 본다.

이연걸 울산 남구청 도시창조과장

※외부원고는 본보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 곳곳 버려진 차량에 예산·행정 낭비
  • [지역민도 찾지 않는 울산의 역사·문화명소]울산 유일 보물 지정 불상인데…
  • 확 풀린 GB규제…울산 수혜 기대감
  • 울산 앞바다 ‘가자미·아귀’ 다 어디갔나
  • [기고]울산의 랜드마크!
  • 이재명 대표에서 달려든 남성, 사복경찰에게 제압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