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상섭 울산 북구청 장애인수영팀 감독, “장애스포츠계 박태환을 기다리며 선수 한명한명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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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상섭 울산 북구청 장애인수영팀 감독, “장애스포츠계 박태환을 기다리며 선수 한명한명 지도”
  • 신동섭 기자
  • 승인 2024.04.2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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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일 이상섭 울산 북구청 장애인수영팀 감독이 스포츠과학고에서 선수들에게 기록 단축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 여전히 부족합니다”

지난 1999년부터 수영을 시작한 이상섭 울산 북구청 장애인수영팀 감독은 울산 남구에서 생활체육 수영 강사로 일하다 새로운 분야로 눈을 돌리게 됐다. 2020년부터 북구청 장애인수영팀을 이끄는 이 감독은 그동안 다수의 대회에서 의미 있는 성적을 내고 있다.

이 감독은 지적 장애인 선수를 지도할 때 라포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선수들도 처음에는 나를 많이 경계했다”며 “지체 장애인 선수들은 특이성과 개별성을 확인해 수영 밸런스를 잡는 지도가 중요하다. 선수 한명 한명에게 개별적인 티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각 장애인 지도에 대해서는 “물에 대한 공포심이 다른 장애인에 비해 많은 편이다. 영상이나 다른 사람이 수영하는 모습을 보고 따라 할 수 없기에, 동작을 처음부터 가르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울산의 장애인 체육시설이 다른 지역에 비해 그나마 좋다고 평가했다. 그는 “장애인 수영은 선수층이 다양하지만 얇고, 선수들을 위한 규격의 수영장을 찾기 어렵다”며 “울산의 경우 문수실내수영장이나 스포츠과학고가 시설이 잘 구축돼 있어 그나마 나은 편이다. 또 제 1·2울산장애인체육관이 있어 마음 편히 생활체육을 즐길 수 있고, 자차나 부르미 등을 통해 이동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반 체육시설 이용에 대한 아쉬움은 토로했다. 이 감독은 “일반 체육시설은 비장애인들의 시선 때문에 이용이 쉽지 않다”며 “일반 수영장에서 장애인이 수영할 경우 레인 하나를 통째로 비워줘야 하기에 기존 회원들이 험한 소리를 하기도 한다”고 아쉬워했다.

이 감독은 “기업체 소속 선수들의 저변이 확대됐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며 “기업체들이 장애인 의무 고용 인원을 활용해 장애인 선수들을 좀 더 많이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감독은 장애인 생활체육 저변 확대 필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그는 “인구의 5%가 장애인이라고 하는데, 집 밖으로 나와 운동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며 “이들이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제도적·시스템적 지원이 마련돼야 한다. 운동을 통해 재활뿐만 아니라 사회 적응 훈련을 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섭 감독은 “아직 운동하지 않는 장애인 중에는 지난 2022년 전국장애인체전에서 비공인 세계신기록을 세운 이재범 선수처럼, 몰랐던 재능을 가진 이들이 있을 수 있다”며 “장애인스포츠계의 박태환, 메시, 호날두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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