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임금체불 급증…‘채찍’과 ‘돈맥경화’ 해소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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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임금체불 급증…‘채찍’과 ‘돈맥경화’ 해소책 필요
  • 경상일보
  • 승인 2024.04.2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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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로 인한 매출 부진에 인건비 상승 등 여파로 울산지역 기업의 임금체불이 급증하고 있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고임금 등 일명 ‘4高 악재’로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이 나빠지면서 ‘돈맥경화’에 내몰리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임금 체불은 업황이 부진한 건설업종은 물론 비제조업, 제조업까지도 확산하는 추세다.

기업의 임금 체불이 늘어나면 임금 근로자들의 생활안정을 위협하고, 이는 지역사회와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기업과 근로자들은 소통을 강화해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다만, 경기침체와 ‘4고 악재’로 인해 경영사정이 나빠진 기업이 속출하고 있는 만큼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금융부담 경감 등 정책적인 지원 대책이 요구된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울산지역 체불임금은 1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배 급증했다. 이는 전국 평균 체불임금 증가율 보다 4배나 높은 수준이다. 임금 체불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축으로 인한 타격을 받고 있는 건설업계가 특히 심각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올해 울산의 임금체불액은 2017년 기록한 역대 최고액을 넘어설 것으로 점쳐진다.

더 큰 우려는 최근 이스라엘­이란 중동전쟁 발발로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내수기업은 물론 수출 제조기업까지 타격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고환율 수혜’를 받는 일부 수출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고환율·고물가·고금리·고임금’에 더해 ‘고부채’ 악재에 짓눌리고 있다. 상황이 악화되면 ‘산소호흡기’가 필요한 기업이 속출 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최근 실시한 기업체감지수는 활로를 찾기 어려울 만큼 ‘비관적’이다. 3월 울산지역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업황실적 BSI는 58과 60으로 기준치(100)와 큰 괴리를 보였다. 제조업계는 인력난·인건비 상승, 원자재 가격상승, 내수부진 등을, 비제조업계는 인력난·인건비 상승, 경쟁심화, 자금부족 등을 경영위협 요인으로 지목했다. 또 울산 중소제조업의 평균가동률(2월)이 68.8%에 그쳤다는 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 결과도 있다.

정부는 이날 고의·상습 체불이 의심되는 사업장에 대한 집중 감독에 나선다고 밝혔다. 체불 사업장 단속도 중요하지만, 사업주의 근본적인 인식개선이 더 중요하다. 아울러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체불 임금을 신속하게 지급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과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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