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늘어나는 신중년, 그들은 계속 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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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늘어나는 신중년, 그들은 계속 일하고 싶다
  • 경상일보
  • 승인 2024.04.2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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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철준 울산경제일자리진흥원 원장

최근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이른바 ‘신중년’ 세대, 즉 50·60세대의 급격한 증가를 목도하고 있다. ‘신중년’이라는 용어는 2017년 8월 정부의 ‘신중년 인생 3모작 기반 구축 계획’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이 계획은 인구구조 변화와 기대수명 확대로 노동연령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으며, 저출산, 고령화, 베이비부머 효과 등으로 50~60대가 급격하게 증가한 데 따른 정부의 정책적 대응으로 나온 것이다.

과거와 달리 이들 신중년 세대는 건강하고 교육 수준도 높아 향후에도 계속해서 경제활동을 수행할 능력이 충분하다. 그리고 아직 돌봐드려야 하는 노부모가 있고 취업과 결혼이 늦은 자녀도 있다. 이처럼 신중년 세대에게는 기대수명이 늘어난 부모 세대를 부양하면서 동시에 결혼과 취업 시기가 늦어진 자녀 세대를 돌봐야 하는 이중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서 과거보다 더 오랫동안 경제활동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다른 한편으로 노동시장의 관점에서 신중년 세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저출산, 고령화와 같은 인구학적 요인 이외에 청년의 제조업 기피 등과 같은 사회적 이유로 점차 노동시장에서의 미스매치가 격화되고 있는 지금, 제조업 현장에서 신중년 세대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처럼 신중년 세대는 청년 세대와 노년 세대의 중간 연결고리로서 국내 노동시장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정작 이들에 관한 관심과 지원은 저조한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물론 현재 중앙부처와 울산시의 다양한 정책적인 지원사업 등이 진행되고 있지만, 노동시장의 효율적 작동을 위해서라도 신중년의 노동시장 실태를 중점 파악할 필요가 있다.

우리 울산 또한 신중년의 역할 재정립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간 울산의 고도성장을 이끌어온 주역이었던 청년들은 이제 신중년 세대가 되었고 그간 열심히 일해 온 일터에서 점차 퇴직을 하고 있는 중이다.

과거 가장 젊은 도시였던 울산은 최근 10년간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어 이미 2022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14%를 넘어서는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그리고 2023년 12월 기준으로 울산의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는 약 15만8000명으로 울산 총인구의 14.3% 해당한다. 이들의 막내 격인 1963년생이 지난해 만 60세가 돼 상당수가 정년퇴직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들은 여전히 일을 하고 싶어 한다.

울산경제일자리진흥원이 2022년 수행한 ‘울산 중장년 일자리 정책 개선 연구’에 따르면, 울산의 50~69세 신중년 1000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51.7%가 은퇴(정년퇴직) 이후에도 일을 계속하고 싶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경제적인 이유로 은퇴 후에도 일을 계속하고자 하는 사람이 절반을 넘는 수준인데(53.4%), 이는 오늘날 은퇴를 앞두거나 은퇴 이후의 신중년이 겪고 있는 어려움으로 노후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경제적 문제가 가장 크다고 하는 기존의 통념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신중년이 은퇴 이후에도 일을 하고자 하는 이유가 비단 경제적인 문제라고만 볼 수는 없다. 연구에서도 나타나고 있듯이 비경제적인 이유, 즉 정서적, 친목 혹은 교류, 건강, 사회적 목적 등을 이유로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도 절반 가까이(46.6%) 된다. 특히 울산에는 이런 성향을 가진 사람의 비중이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이미 베이비부머 세대의 막내 격인 1963년생들까지 60대로 접어들었고, 현재 50대인 2차 베이비부머 세대(1968~1974년생)도 머지않아 본격적인 퇴직을 하게 될 것이다. 이들을 위한 맞춤형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이제는 생계형 지원을 넘어서서 오늘날 대한민국의 근대화를 일구어 낸 산업역군인 신중년 삶의 질 전반의 향상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 정책의 개발 및 고령사회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철준 울산경제일자리진흥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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