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더 미룰수 없는 정년연장, 정부와 정치권이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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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더 미룰수 없는 정년연장, 정부와 정치권이 나서야
  • 경상일보
  • 승인 2024.04.2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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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연장’ 문제가 올해 울산지역 기업들의 최대 화두가 될 조짐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고숙련 인력 부족과 생산공백, 노령연금 수급 공백 등의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리면서 노조의 정년 연장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HD현대그룹 산하 조선사 3사(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 노조는 올해 정년을 만 60세에서 만 65세로 5년 연장하는 임단협 공동교섭안을 확정했다. 또 지난해 만 64세로 정년 4년 연장을 요구해 사측과 첨예한 갈등을 빚은 현대차 노조도 올해 임단협 요구안으로 다시 정년 연장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정년 연장이 제조업 생산 현장의 노사관계를 가르는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년 연장은 기업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결정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다. 무엇보다 기업의 비용 부담 증가, 청년들의 일자리 감소로 인한 세대 간 갈등 등 첨예한 문제가 맞물려 있다. 그런 만큼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전제되어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은 저출생·고령화 문제 해소 방안으로 정년 연장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고령자고용법 등 관련 개정 논의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기본금 15만9800원 인상과 정년 연장(만 64세까지)과 임금피크제 폐지 등의 단체교섭 요구안을 확정했다. 노조는 요구안을 조만간 사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지난해 임단협에서 정년연장 대신 재고용에 합의한 노조는 올해 다시 정년 연장 카드를 꺼내 들었다. 조선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현재 정년(60세)을 국민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65세까지 연장해야 한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저출생·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산업현장 근로자들의 정년 연장 요구가 커지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노사관계 전망조사에서도 ‘정년연장’이 올해 임단협의 최대 쟁점으로 지목됐다. 기업들이 ‘노동계 정치투쟁 증가’와 ‘임금인상·정년연장 등 노조요구 다양화’를 노사관계 해법의 최대 불안 요인으로 보고 있다는 조사 내용이다.

올 한해에도 고도의 경험과 기술을 갖춘 64년생 노동인력이 정년에 묶여 비자발적인 퇴직을 강요받고 있다. 대부분 충분히 일할 수 있는 생산가능인구들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현행 법정 정년과 국민연금법에 따른 노령연금 수급개시연령을 일치시키는 방안에 대해 적극 협의에 나서야 한다. 차일피일 미룬다면 사회적 갈등과 혼란만 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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