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의 한 시내버스 운전기사가 버스 운행 중 차량 화재를 목격하고 신속히 화재를 진압해 큰 피해를 막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버스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5시50분 중구 동천체육관 인근 남외동에서 411번 버스를 운행하던 대우여객 함상우(46·사진) 승무원은 신호를 받아 정차 중 앞 차량에서 검은 연기가 나는 것을 목격했다.
해당 차량의 차주가 차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갓길에 차를 세웠고, 차량을 예의주시하던 함 승무원의 눈에 돌연 ‘번쩍’하는 불씨가 보였다.
함 승무원은 “차 밑에서 불씨가 나면서 도로에 빛이 반사됐다”며 “곧바로 차량의 앞에서 불이 나기 시작해 차주가 급하게 대피했다”고 설명했다.
함 승무원은 버스 보조석에 항상 소화기가 있던 것을 생각하고 급하게 옆에 버스를 정차했다.
이후 차량에 타고 있던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곧바로 소화기를 들고 뛰어내려 차량으로 달려가 화재를 진압했다.
화재 발생 약 2분만에 1차 진압을 완료한 함 승무원은 오후 5시53분께 곧바로 119로 화재 위치와 상황을 신고했다. 동일 신고가 4건 정도 접수돼 소방이 출동했다는 소식을 듣고서야 함 승무원은 다시 버스에 탑승했다.
함 승무원은 “불을 보자마자 꺼야겠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며 “운행이 지연돼 다시 돌아와 승객들에게 사과했는데, 다들 괜찮다고 이해해줘 더 감사했다”고 말했다. 당시 버스에는 약 20여명의 승객들이 탑승 중이었다.
해당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A씨는 “버스기사님이 불을 끄겠다는 마음에 본인도 위험할 수 있는데 소화기를 들고 뛰어갔다”며 “양해를 구하고 돌아와서도 승객들에게 연신 죄송하고 했는데, 이런 분들이 있어서 울산이 더 멋진 곳이 되는 것 같다”고 감사를 표했다.
대우여객에 지난 2021년자로 입사해 올해로 약 4년차를 맞은 함승우 승무원은 앞서 방화관리자로 일하며 화재 대응과 소화기 사용 경험이 있었다.
그는 무엇보다 회사에서 주기적으로 받는 안전교육으로 화재에 발빠르게 대처를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함승우 승무원은 “회사에서 심폐소생술 교육 등 다양한 안전교육을 받아와 자동적으로 몸이 움직였던 것 같다”며 “화재를 목격하면 누구나 저처럼 행동했을 것이고, 앞으로도 안전을 위해 주저않고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