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국형 차기구축함 수주전, 동구 근로자 생계 달렸다
상태바
[사설]한국형 차기구축함 수주전, 동구 근로자 생계 달렸다
  • 경상일보
  • 승인 2024.04.30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니 이지스함’이라 불리는 한국형차기구축함(KDDX) 수주를 놓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간 공방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울산시와 지역 정치권이 도우미 지원에 나선다고 한다. 지난해 말 ‘KDDX 기본설계’를 완료한 현대중공업은 최근 방위사업청의 ‘부정당 업체’ 제재 위기에서 벗어나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수주에 유리한 고지를 점한 상태다.

그런데 한화오션과 경남지역 상공인들이 합세해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수의계약이 아닌 경쟁입찰로 방산업체 지정을 방사청에 요구하면서 시계제로의 상황을 맞고 있다. 만약 이들의 요구에 굴복해 방사청이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자를 복수로 지정할 경우 세계 최고 수준의 최첨단 KDDX 기본설계를 완성한 현대중공업은 독점적 사업자의 지위를 잃게 된다.

이렇게 되면 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1700여명 근로자들의 일자리 입지가 흔들리는 것은 물론 동구지역 경제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울산시와 정치권, 상공계는 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가 충분한 일감을 확보해 근로자들이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지역경제에 숨통을 틔울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울산시와 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은 지난 2월 27일 현대중공업에 대한 부정당업체 제재 심의에서 ‘행정지도’ 처분을 내렸다. 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이 국가계약법상 부정한 행위에 해당되지 않고, 제척기간도 경과해 제재 처분할 수 없다고 결정한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2월 KDDX 기본설계를 완료해 수의계약을 통한 독점적 지위를 확보했다. KDDX 사업은 6000t급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하는 7조8000억 규모의 역대급 사업이다.

다만, 경쟁입찰을 요구하는 한화오션과 경남 정치권, 상공인의 요구가 거세 방사청도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 그들의 요구대로 방사청이 KDDX 입찰을 한다면 현대중공업에 대한 보안사고 감점이 적용돼 불리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 때문에 시는 KDDX 수주전이 비단 기업의 문제가 아닌 울산 경제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는 사안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두겸 시장은 “현중이 KDDX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수행할 업체로 선정될 수 있도록 지역 정치권과 협력 방안을 마련하고, 울산시 입장을 정부에 적극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이번에야말로 울산시와 지역 정치권, 지역 상공인들이 지역 근로자들의 고용안정과 방산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한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대형 개발로 울산 해양관광 재도약 모색
  • [기자수첩]폭염 속 무너지는 질서…여름철 도시의 민낯
  • 신입공채 돌연 중단…투자 외 지출 줄이고…생산직 권고사직…허리띠 졸라매는 울산 석유화학업계
  • 아마존·SK, 7조규모 AI데이터센터 울산에
  • 울산, 75세이상 버스 무료 교통카드 발급 순항
  • 방어진항 쓰레기로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