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사랑과 존중이 있는 가정의 달
상태바
[특별기고]사랑과 존중이 있는 가정의 달
  • 경상일보
  • 승인 2024.05.07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기환 울산시의회 의장

초록의 짙은 내음 속 꽃의 향연이 열리는 5월은 어디로 눈을 돌려도 싱그럽고 화려하다. 그래서 ‘가족’의 뿌듯함이 더욱 밀려든다.

세상이 아무리 막막하다 할지라도 흐트러짐 없는 절대 불변의 가치를 지닌 가족의 의미는 생각 그 자체만으로도 크다. 그 누구보다도 가정을 구성하는 가족은 가장 가까이에서 언제 어디서나 변함없이 서로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그만큼 가족의 가치는 절대불변의 무한한 힘을 지녔기에 건강한 가정의 힘이 보다 나은 내일의 희망을 꿈꾸게 한다.

미국 최초의 4선 대통령으로서 1930년대의 대공황 타개를 위해 뉴딜정책을 추진했고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연합국을 이끌어 미국이 세계평화에 이바지하는 토대를 마련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그의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다.

다섯 명의 자식을 둔 한 아버지가 있었다. 그 가운데 한 명의 아들이 유독 병약하고 총명하지도 못해 형제들 속에서 조차 주눅 들어 있는 아들이 아버지는 늘 가슴 아팠다.

어느 날 아버지는 다섯 그루의 나무를 사 왔다. 그리고 다섯 명의 자식들에게 한 그루씩 나눠 주며 1년이라는 기한을 줬다. 가장 잘 키운 나무의 주인에게는 뭐든 원하는 대로 해주겠다는 약속과 함께였다. 약속한 1년이 지나 아버지는 자식들을 데리고 나무가 자라고 있는 숲으로 갔다. 놀랍게도 유독 한 그루의 나무가 다른 나무들에 비해 키도 크고 잎도 무성하게 잘 자라 있었다. 바로 아버지의 가슴을 가장 아프게 했던 그 아들의 나무였다. 약속대로 아버지는 아들에게 원하는 것을 물었고 예상대로 이 아들은 자기가 딱히 무엇을 요구해야 할지 조차도 피력하지 못했다. 아버지는 이 아들을 향해 큰 소리로 칭찬하기를 “이렇게 나무를 잘 키운 것을 보니 분명 훌륭한 식물학자가 될 것”이라며 온갖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모두 앞에서 공표했다. 아버지와 형제들로부터 지지와 성원을 한 몸에 받은 이 아들은 성취감이 고조돼 식물학자가 되겠다는 꿈에 부풀어 그날 밤, 잠을 이루지 못했다. 하얗게 지낸 새벽 잘 자라준 나무가 고맙고 신통해 숲으로 갔다. 어스름한 안개 속에 움직이는 물체가 그의 나무 주변에서 느껴졌고 곧이어 물뿌리개를 들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이 이 아들의 깊은 두 눈에 오랫동안 머물렀다.

그 후 이 아들은 훌륭한 식물학자는 되지 못했으나 미국 국민의 가장 많은 지지와 신뢰를 받은 훌륭한 대통령으로 그 명성을 세계에 떨쳤다.

부모의 자식 사랑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다 비슷하다. 상당수의 많은 부모는 똑똑한 자식을 잘 키우려 하지만 루스벨트 대통령의 아버지는 가장 부족한 자식을 잘 키우려 애를 썼다. 능력이 있는 자녀는 내 버려둬도 제 몫을 잘 감당해 커갈 수 있지만 부족한 자녀는 특별한 보호를 받고 격려를 받아야 잘 커갈 수 있게 된다.

가족은 가까이 있을 때 그 소중함을 잘 모른다. 힘들고 외롭고 쓸쓸할 때 더 많이 생각나는 것이 가족이다. 배우자든, 자녀든 가족 구성원들 각자가 자신의 목표를 향해 개별적으로 행동하면서 그 과정에서, 언제든 함께 모여 아무런 조건 없이, 그 과정을 인정받고 성공을 축하하고 고통을 위로 받고 있는 그대로 수용될 때, 가족은 해방 공간이 되고 건강한 가족력을 만들게 된다.

생활환경의 변화로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등장하는 시대이지만 어떠한 형태로든 가족 간의 사랑은 결실을 맺도록 돕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부부의날(21일) 등 5월은 가족의 소중함을 돌아보는 날들의 연속이다. 또 스승의날(15일)은 군사부일체라는 말처럼 올바른 삶으로 이끌어 주는 스승에 대한 존경과 존중의 마음을 갖는 날이다. 건강한 가정이 많아야 사회가 건강하고 국가 역시 건강하고 강한 나라가 될 수 있다.

안도현 시인의 시 ‘처음처럼’, 빛이 바래지 않은 벽지를 바를 때 그 마음, 초심으로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한다면 꽃처럼 행복이 활짝 피어날 것이다.

김기환 울산시의회 의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도시철도 1호선, 정차역 총 15개 조성
  • ‘녹슬고 벗겨진’ 대왕암 출렁다리 이용객 가슴 철렁
  • 울산 동구 주민도 잘 모르는 이 비경…울산시민 모두가 즐기게 만든다
  • [창간35주년/울산, 또 한번 대한민국 산업부흥 이끈다]3년뒤 가동 年900억 생산효과…울산 미래먹거리 책임질 열쇠
  • 제2의 여수 밤바다 노렸는데…‘장생포차’ 흐지부지
  • [울산 핫플‘여기 어때’](5)태화강 국가정원 - 6천만송이 꽃·테마정원 갖춘 힐링명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