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횡행하는 치과 불법광고, 환자들이 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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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횡행하는 치과 불법광고, 환자들이 봉인가
  • 이재명 기자
  • 승인 2024.05.07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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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재희 CK치과병원 원장
얼마전 필자가 인터넷 검색을 하던 중, ‘울산에 거주하는 1968년생 임플란트 특가 할인’ ‘울산 남구 거주하시나요? 국산 정품 임플란트 49만원에 해드립니다’ 등의 광고성 문구가 뜨는 것을 자주 접하게 되었다. 유튜브(Youtube)상에서도 ‘정품 임플란트 개수 제한 없이 38만원에 진행하고 싶으신 분들 무료상담, 무료진단 신청’ 등의 문구가 뜨며, 광고 내 링크를 클릭할 경우 해당 치과의 홈페이지로 이동해 접속하도록 되어 있었다.

순간 필자는 과연 이러한 치과들이 이 광고처럼 진료를 할 수 있는지, 해 나가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제시하는 진료비가 너무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되어 있어 그대로 진행이 되는지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틀림없이 낮은 가격으로 환자를 유인해 갖은 항목을 덧붙여 진료비를 부풀릴거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최근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전국적으로 불법의료광고 척결에 힘쓰고 있다. 치협 의료광고심의위원회가 최근 대전, 울산 지부에 고발장 작성을 지원했다고 한다. 대전, 울산 지부에 총 4건의 고발장을 작성하는데 도움을 줬으며, 고발장에는 불법의료광고를 자행한 치과에 대한 문제가 담겨 있으며, 대전, 울산 지부는 현재 고발장을 관할 경찰서에 제출했다고 한다.

치협산하 언론매체인 치의신보에서 불법의료광고를 하는 치과에 잠입 취재해 실태를 고발한 영상을 공개했다.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애초에 제시한 30만원대의 임플란트는 더 이상 시술하지 않는다며 10여 만원을 덧붙여 제시하는가 하면, 대표원장에게 시술받을 경우 60만원으로 차등화를 두기고 하고, 부가적 골이식을 이유로 추가로 개당 30만원 정도를 진료비에 더한다는 것이다. 어떤 제보자는 해당 치아를 발치하는 치의사 조차도 발치하기 아깝다는 말을 했다고 폭로했다. 근관치료(신경치료)나 치주치료를 통해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치아조차도 무분별하게 발치를 하고 임플란트 시술을 시행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대학병원에서 해당 치아를 발치하고 골이식까지 받았음에도 다시 골이식을 해야 한다고 하며 진료비를 추가하더라는 것이다. 결국 30여 만원대의 임플란트 시술비용을 생각하고 내원했지만, 기대와는 다른 진료비에 놀란다는 것이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시술 후의 부작용에 대한 대처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불법광고치과에서 근무했던 전직 직원은 치료 실패로 임플란트 재식립을 기다리는 환자만 수백명에 달한다고 폭로했다. 임플란트 시술은 한번 받으면 장기적으로 유지 보수 관리를 받아야 한다. 무치악부위에 임플란트 시술을 받고 인공치아를 연결해서 저작을 할 수 있게 한 것으로 진료가 끝난 것이 아니다. 이후로 임플란트 인공치아가 계속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철저한 유지 보수 관리가 필수적이다. 필자의 치과로 내원하는 환자분들 중에 간혹 다른 치과에서 시술받은 임플란트가 문제가 생겨서 내원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 오래지 않았는데 해당 치과가 없어졌다는 말을 들으면 씁쓸하기도 하다. 소문으로만 듣던 한탕주의, 뜨내기 치과가 있는 것이다. 같은 의료인으로서 착잡하고 미안하기도 하다.

디지털 마케팅의 발전으로 광고 산업은 치과계에도 깊숙이 침투했다. 영리자본과 결탁한 경영지원회사는 일부 대형 네트워크 치과를 설립해, 초저가 마케팅을 펼쳐서, 정상적인 치과계의 경영환경을 황폐화시키고 있으며 환자들에게도 많은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개원가의 경영환경 속에서, 손쉬운 방법으로 단기간의 한탕주의, 박리다매를 통한 무리한 이윤추구를 향할수록 이러한 불법적인 광고 마케팅에 의존하고, 정작 환자를 배려하고 국민의 구강보건을 책임지는 막중한 역할을 저버리게 될 것이니 이러한 행태는 반드시 고쳐야 할 것이다. 주역 문언전에서 ‘이로움이란 의로움이 조화를 이룬 상태다.(利者 義之和也)’라고 했다. 이익을 추구하되 모두에게 의롭게 이익을 추구하지 않고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려 해 불법적인 방법으로 남을 속이며 무리하게 추구하면 결국에는 큰 화(禍)를 입게 될 것이다.

손재희 CK치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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