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부쩍 늘어난 노인학대···‘씁쓸한 가정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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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부쩍 늘어난 노인학대···‘씁쓸한 가정의 달’
  • 경상일보
  • 승인 2024.05.0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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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의 은혜를 되새기는 이때, 울산지역에서 노인학대 신고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씁쓸한 소식이다. 특히 지난해 노인학대 가해자의 75%는 배우자와 아들로 드러났는데, 최근 배우자의 직접적인 학대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노인 학대 신고는 피해자나 그 주변인의 신고가 대부분이어서 미신고, 은폐 등을 감안하면 실제 학대 피해 노인은 집계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노인학대 신고는 증가 추세에 있는데도, 노인 학대 피해자를 관리하고 지원하는 기관은 턱없이 적고, 전담 인력도 부족하다고 한다. 노인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학대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지원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책임이다. 울산시와 지자체, 관련 기관들은 노인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노인학대 예방 및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울산지역노인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지역 노인학대 신고 건수는 2021년 498건에서 2023년 526건으로 증가했다. 노인 학대 유형을 분석해 보니 전체의 45%가 정서적 학대와 신체적 학대로 드러났다. 최근에는 자녀들의 독립·분가와 이로 인한 외로움, 경제력 약화, 신체적 활동 저하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배우자의 노인 학대가 증가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광역시 관내 학대 피해 노인을 관리하고 지원하는 기관은 단 두 곳에 불과하다. 2006년 개소한 노인보호전문기관의 전문인력은 18년 동안 단 한명만 충원됐을 뿐이다. 이래서는 노인학대 신고접수 조사와 학대판정 사후관리까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 학대판정 이후 제대로 관리 지원을 받는 노인은 전체의 30%에 그치고 있을 정도다.

울산은 지난 2022년 고령인구 비중 14.7%로 ‘고령사회’에 진입한 데 이어 오는 2027년 께 ‘초고령사회’(고령인구 비율 20% 이상)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사회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노인 일자리·주거, 의료 등 인프라를 확충하고 노인 학대문제에 대해서도 전문 인력 확충, 피해자 구제 지원 등의 노인친화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노인 학대는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족 구성원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역사회와 가족들은 어르신들의 건강과 안전,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항상 관심을 가져야한다. 그것이 노인이 살기 좋은 고령친화도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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