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소영의 날씨이야기]카네이션…기후위기를 말하다
상태바
[맹소영의 날씨이야기]카네이션…기후위기를 말하다
  • 경상일보
  • 승인 2024.05.09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대표

5월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감사의 마음을 표하는 기념일로 화훼농가는 1년 중 특수를 누리는 달이기도 하다. 하지만 올해 카네이션의 거래량은 수요와 공급 모두 급감했다. 고물가로 인한 저소비 국면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 트렌드 변화 등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한 탓이다. 화훼농가가 어려워진 이유에 기후적인 원인도 한 몫 한다.

지난 2010년 카네이션 농가는 2970㎡ 기준으로 당시 생산량이 평균 5000~6000단으로 전년 평균 1만단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치며 큰 타격을 입었다. 카네이션의 경우 5월 성수기에 출하하려면, 2~3월 기후조건이 좋아야 하는데, 잦은 비와 일조량 감소, 이상저온 등 유례없는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카네이션 생산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햇빛을 제대로 못보게 된다면 작물재배에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올해 벚꽃이 말썽을 부린 상황과 비슷했다.

한파는 어떨까? 2018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공판장 경매 시세에 따르면 카네이션은 당시 1개월간 1속에 5293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2017년 같은 기간 기록한 4132원보다 약 28% 오른 수치였다. 카네이션 국내 재배 면적이 줄어든 이유도 있었지만, 2017년 겨울의 혹한으로 작황 사정이 좋지 않은 탓도 한몫했다. 12월 초순부터 시작된 극단적인 한파가 12월 중순 들어 특히 심해졌다. 서울은 12월 중순부터 이미 영하 10℃를 넘나드는 한파가 일주일 이상 지속되었고, 3년 만에 크리스마스 이전에 서울에서 한파일수가 기록되는 등 상당히 빠르며 이례적인 이상저온 현상이 이어졌다. 가을에 심어 ‘어버이날 특수’를 노리고 봄에 출하하는 카네이션 농가는 겨울철 날씨도 아주 중요한데, ‘역대급 추위’를 맞아 비닐하우스 내부 온도를 10~20℃로 유지해야 하는상황에서 난방비 폭탄도 부담이 됐지만, 북극발 한파로 꽁꽁 얼었던 겨울 날씨탓에 재배량 자체에도 영향이 컸다.

앞으로 극한의 날씨가 나타나는 기후위기 상황에서 이런 악조건은 더욱 빈번해질 것이다. 카네이션은 종이 굉장히 많고 지금은 다양한 곳에서 재배가 되고 있지만, 원산지는 지중해 연안지방이다. 즉 시원하고 햇볕이 잘 드는 환경을 좋아하는 카네이션은 무더운 날씨나 건조하고, 낮은 온도에서는 잘 자라지 못한다. 매년 불확실성을 갖고 예측불허로 찾아오는 기상상황과 더불어 기후상황이 변화하면서 재배지의 변화되는 영향도 결코 먼 미래가 아닐 것이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화훼농가의 생존, 또 기후위기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탄소중립의 기조에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감사의 꽃문화를 준비해야겠다.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대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도시철도 1호선, 정차역 총 15개 조성
  • ‘녹슬고 벗겨진’ 대왕암 출렁다리 이용객 가슴 철렁
  • 울산 동구 주민도 잘 모르는 이 비경…울산시민 모두가 즐기게 만든다
  • [창간35주년/울산, 또 한번 대한민국 산업부흥 이끈다]3년뒤 가동 年900억 생산효과…울산 미래먹거리 책임질 열쇠
  • 제2의 여수 밤바다 노렸는데…‘장생포차’ 흐지부지
  • [울산 핫플‘여기 어때’](5)태화강 국가정원 - 6천만송이 꽃·테마정원 갖춘 힐링명소